제품체험단 및 삶이야기/책에 대한 생각

사랑하고 싶은 사람에게 추천, 사랑의 미술관

어린왕자같은 식객 2016. 8. 15.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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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글을 올린 게 벌써 1주일 전이다. 개인적으로 무슨 일이 있긴 있나 보다. 감사하게도 브런치를 본격적으로 시작한 것이 10개월쯤 되었는데 매거진을 합쳐 구독자수가 10,000명을 훌쩍 넘어섰고 총 방문자수도 210만 명이 넘어섰다. 부족한 글과 독선적인 내용이 담겨 있음에도 불구하고 꾸준히 구독해주신 분들과 방문해주신 분들께 감사의 말을 먼저 전한다. 개인적인 이야기나 지자체에 관련된 글은 블로그에 대부분 올라간다. 브런치는 취미이자 작가의 길을 꿈꾸기 위해 시작했지만 내면의 상처를 치유하기 위한 목적도 있었다. 


그런데 최근 갑작스러운 변화를 겪게 되었는데 때마침 이케가미 히데히로가 지은 사랑의 미술관이라는 책이 배달이 되었다. 지금 사랑하는 연인에게 필요한 단 하나의 책이라는 수식어가 붙은 이 책은 이성을 어떻게 사귈 수 있는지에 대한 내용이 담겨 있지는 않다. 굳이 이 책에 나온 내용을 토대로 아는 척을 할 수는 있겠지만 딱 거기까지다. 그렇지만 읽는 사람에 따라 느끼는 감정이 다를 것이다. 이번의 책 서평은 다른 때와 다르다. 이성적이고 논리적인 스타일보다는 누가 읽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아 쓰고 싶어 졌다. 




평생을 수많은 여자와 염문을 뿌리며 살았다는 피카소는 살아생전에 경제적으로 큰 성공을 보았다. 그리고 그 유명세는 그를 수많은 여성과 관계하게 하는데 큰 도움을 준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피카소와의 여인들이 남긴 수기에는 그를 파렴치하다고 했지만 그를 과도하게 원망하지 않았다고 한다. 하여간 특이한 남자이다. 


5년이 넘게 지난날 그냥 아는 사이로 만난 여자가 있었다. 적지 않은 시간 이야기를 했었고 술도 마시면서 그 사람에 대해 모르는 것이 없다고 생각했었는데 최근에 다시 만나면서 그 사람의 직업, 사는 곳, 나이를 제외하고 아는 것이 있나? 대체 나는 무얼 알았다고 말하는 걸까. 그리고 최근 그 사람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내가 편하게 생각하는 방식으로만 대하지 않았나라는 고민을 하게 된다. 우선 분명한 건 특정한 분야에 일하는 소신과 희생정신은 내가 쉽게 따라갈 수도 없고 평생을 살아도 시도해볼 수 있을까라는 것이다. 


사람의 인생에서 가장 컨트롤하기 힘들고 언제 찾아올지 모르는 것 두 가지를 꼽으라면 사랑과 죽음이다. 그리고 두 가지의 공통점은 인간인 이상 그 끝을 맞이하게 된다는 것이다. 너무나 사랑하는 사람이 있더라도 죽음은 둘을 갈라놓는다. 가장 안타까운 사랑을 한 예술가중 가장 먼저 생각나는 사람은 카미유 클로델이다. 당대의 거장인 로댕을 사랑했던 그녀는 자신이 가진 예술적 재능 덕분에 로댕의 사랑을 받았지만 그를 소유하려고 했던 카미유의 배타적 사랑으로 인해 로댕은 점점 멀어져 간다. 여성이지만 그 예술적인 재능은 후세에 높은 평가를 받은 카미유는 완전한 고독 속에 정신병원에서 세상을 떠난다. 


지금은 부부가 상당히 평등한 관계에 놓였다고 볼 수 있지만 중세시대나 그 이전에는 남녀의 관계는 공평하지 않았다. 기독교에서조차 평등하지 않은 관계로 보았고 남자는 밖에서 일하고 여자는 남자의 소유물처럼 취급이 되었다. 지금도 결혼하기 힘든 세대를 일컬어 3포 세대이니 5포 세대로 지칭하지만 인류 역사를 살펴보면 결혼은 재정적인 부담을 감내해야 했던 특정계층만의 전유물로 여겨졌다. 유럽 특정 시대에는 지참금 문화가 있었는데 지참금은 서민들에게 상당한 부담으로 아무나 결혼할 수가 없었다. 


지금 흔히 보는 반지를 주고받으며 진행되는 결혼식 절차는 13세기 페데리코 2세가 만든 법률로 명문화되었다고 한다. "이 여성을 그대의 부인으로 맞이하겠습니까?"


사랑에는 정답이 없다. 그리고 즉흥적일 수밖에 없다. 계산에 의해서 사랑이 진행이 된다면 아마 모든 남녀가 그것 때문에 괴로워하지도 않고 고뇌하지도 않을 것이다. 난 즉흥적인 것이 가져올 변화에 대해 두려워하는 경향이 다분했다. 그 결과는 논리적으로 계산되지도 않을뿐더러 머리로 막으래야 막을 수 없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허락되지 않은 관계가 만들어지기도 한다. 정상적이지 않은 사람들에게 지탄을 받는 관계 말이다. 


"신보다도 당신에게 사랑을 받고 싶다."

사랑하고 싶고 사랑받고 싶은 사람들을 위하여...


미술사에서 남녀의 관계가 빠진 적은 한 번도 없다. 너무나 사적인 영역이어서 누구도 조언해주기 힘든 그런 관계를 왜 그렇게 탐닉했을까. 사랑은 이해할 수 없기에 매력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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