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품체험단 및 삶이야기/일상다반사

석유가 가져다준 편리함의 이면 가습기 살균제

어린왕자같은 식객 2016. 5. 24. 12:30
728x90
반응형

유가가 오를때마다 사람들은 왜 물가가 오르는지 궁금해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았다. 우리가 석유제품을 가장 많이 사용하는 분야는 자동차연료가 아닌가. 그런데 왜 생활용품가격까지 들썩이는지 궁금했을 것이다. 사실 석유로 만든 파생상품을 제외하면 우리 생활은 매우 불편해진다. 이미 석유로 만든 화학제품은 주변에서 흔하게 발견하고 우리 생활에 없으면 안될정도로 밀접하게 관련이 되어 있기 때문이다. 


생산되고 가공되어 1차 상품으로 팔리던 석유제품은 1913년 원유를 정제하는 열분해법이 개발되면서 상업적인 용도가 확되되기 시작했다. 초기에는 조명용가스등에 사용이 되는 정도에 그쳤으나 1920년에 미국의 스텐더드 오일사가 이소프로필알코올이라는 물질을 합성하기 시작하면서 정제가 간단하면서 값이 싸며 한꺼번에 많이 만들 수 있는 방법을 개발해냈다. 




1913년 열분해법으로 생산해냈던 에틸렌과 프로필렌은 폴리에스테르, 에틸렌글리콜, 에틸알코올, 폴리에틴렌, 염화에틸렌, 아크릴로니트링, 이소프로필알코올, 쿠멘, 폴리프로필렌, 산화프로필렌등 화학과나 관련 분야에서 근무하지 않는 이상 평생 들어보지도 못할 수많은 원료물질이 파생되어 생산되었다. 이 물질들은 현대사회를 풍족하게 만드는데 일조를 하였다. 비싸게 만들어졌어야 할 수많은 제품들이 이 원료들로 인해 저렴하면서도 대량으로 생산되기 시작했고 이는 플라스틱, 섬유, 세제, 비료, 살충제, 합성고무등이 전세계에 사용이 되었다. 


석유로 만든 제품들로 인해 윤택한 생활을 누리기 시작했고 그 부작용을 생각하는 사람들은 드물었다. 눈에 직접 접촉이 되는 콘텍트 렌즈, 우리가 입는 옷에 사용되는 나일론, 아크릴 섬유, 인공심장, 인공신장, 1회용 주사기, 합성세제. 화장품, 인공 감미료, 석유로 만든 단백질은 동물 사료로도 사용된다. 상상을 초월할만큼 석유화학제품은 우리 실생활에 밀접하게 관련되었고 석유를 제외하고는 현대생활을 상상하기도 힘든 시대에 직면했다. 



관리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던 화학물질로 만든 제품들은 1991년 2월에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제조.수입되는 신규물질은 사업자가 제출한 자료를 바탕으로 유해성을 심사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1991년 2월 전에 이미 출시되어 시장에서 유통되는 37천종의 기존물질은 유해성 심사에서 제외되었다. 문제가 없을 것 같았던 안전성 심사시스템은 '가습기 살균제 사고'로 인해 불어졌다. 사실 살균이나 살충이라는 이름을 붙이면 인간에게 사용해서는 안되었다. 공기중에 광범위하게 퍼져 있는 균을 죽이는데 인간의 세포가 멀쩡하다는 자체가 어불성설이다. 건강을 우선시 생각하던 사회분위기 덕분에 살균의 본질적인 의미를 파악하기전에 기업이 홍보하는 영상과 전단지를 보고 사람들은 앞다투어 구매하였다. 


가습기 자체가 상당히 미세한 물방울을 분사하기 때문에 우리 폐세포에 흡수하기에 아주 좋은 상태에 몸에 유해한 살균제가 흡착되었다. 특히 임산부나 몸이 약한 사람, 아이등이 있는집은 더 적극적으로 사용하면서 피해가 더 커졌다. 문제가 발생하고 나서 사고의 재발방지 등 화학물질 관리를 강화하기 위해 2013년 '화학물질등록평가법'이 제정되었다. 1991년 2월 전에 출시되어 유통되던 기존 물질이라도 1톤 이상을 제조.수입하고자 하면 사업자는 유해성을 심사하는 체계로 바뀌었다. 


정부에서 생각하는 위해우려제품은 세정제, 합성세제, 표백제, 섬유유연제, 코팅제, 접착제, 방향제, 탈취제, 방청제, 김서림방지제, 물체 탈.염색체, 문신용 염료, 소독제, 방충제, 방부제까지 총 15종이 포함이 된다. 즉 우리 생활속에서 밀접하게 사용되는 제품들에 포함된 물질이 유해하다고 판단되는 경우 유해성의 정도에 따라 시장 출시가 금지되거나 제한된 용도로만 사용할 수 있다. 


안전성(위해성) = 유해성(독성) * 노출계수 (강도, 시간 등)


다소 늦은 느낌이 들지만 지금이라도 유해성 검사 기준으로 세워 자료의 유해성을 심사하고 노출 가능성과 경로를 종합적으로 분석하여 평가하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다. 그러나 이전에 팔린 제품으로 인해 심각한 피해를 입은 사람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요즘 사회를 들썩이게 하는 가습기 살균기 피해자들이다. 





2011년부터 현재까지 정부는 가습기 살균제로 인한 피해가 의심되는 총 530명으로부터 신청을 받아 221명에 대해 우선 그 피해를 인정하였다고 한다. 판정은 전문검사와 전문가들에 의해 이루어졌다. 피해가 인정된 사람들의 경우 지출한 의료비와 장례비를 지급해준다. 초기에는 폐질환을 주로 보았으나 현재 폐 이외에도 다른 장기등에 대한 영향을 고려하여 인과관계를 확인하고 있는 중이라고 한다. 


가습기 살균제의 원료로 사용되었던 물질중 PHMG(폴리헥사CMIT(클로로메틸이소티아졸리논)와 MIT(메틸이소티아졸리논)는 인체에 유해한 것으로 결과가 도출되었다. 1970년대만 하더라도 MIT는 살균보존제의 성분이 들어 있어 화장품 원료로 소비자들에게 각광을 받았다. 보존 혹은 방부를 해주기 때문에 화장품의 성분으로 사용이 되기도 한다. 노화를 조금 늦추어주는 효과가 있다. 


필요에 의해 만들어졌고 당시에는 혁신적인 물질로 각광을 받기도 했지만 그 문제를 발견하는 것은 짦게는 수년이 걸리고 길게는 10년 혹은 20년 이상 걸리기도 한다. 문제는 그 유해성을 숨기고 덮으려고 할때 커진다. 모든 국민이 자연으로 돌아가지 않는 이상 우린 석유화학물질로 만든 제품들을 외면하고 살아갈수도 없고 살기도 힘들다. 대략 500종 이상의 화합물이 섞여 있는 석유는 원자재의 황재라고 부를만큼 중요하다. 그 석유 중 석유화학 공업에 사용되는 양은 단 3%에 불과하지만 셀수도 없을만큼 많은 제품의 직접 혹은 간접원료로 사용이 되고 있다. 


좀더 편하고 안전하게 살기 위해 만든 제품이 우리의 생명을 위협하기도 하고 삶을 송두리째 흔들기도 한다는 것을 가습기 살균제 사건으로 다시금 깨닫게 되었다. 기업이 생산하는 제품에 문제가 있다면 적극적으로 나서서 해결해야 하고 정부의 관리에 구멍이 있다면 빨리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가습기 살균제로 인해 고통을 받고 있는 가족에게는 위로의 말을 전하고 이미 세상을 떠난 분들에게 명복을 빕니다. 


가습기 살균제로 인한 피해자 신고센터 

한국환경산업 기술원 02-3800-575

Mail : relief@keiti.re.kr

방문 및 접수도 가능  (서울시 은평구 진흥로 215 한국환경산업기술원 환경피해 조사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