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제고성 두릉윤성은 그럴듯한 다른 성처럼 멋드러지지도 아름답지도 않다. 소박하기까지 한 이곳은 당당히 백제고성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국도변에 위치하고 있다. 두릉이성( 豆陵伊城 ), 두릉윤성( 豆陵尹城 ) 또는 계봉산성( 鷄鳳山城 ), 두릉산성 에는 어떤 이야기가 있는 것일까.
매번 지나면서 이곳에 산성이 있어봤자 그냥 조그마한 성이려니 하고 생각했다.
백제의 중요한 군사적 요충지 역할을 하기도 했던 두릉윤성은 백제의 마지막을 지키기도 했다고 한다. 마지막 왕도였던 사비성이 불타던 그날 백제인들은 좌평 중무장군을 중심으로 이곳에 들어가 왕조 부흥을 하려고 했다고 한다.
신라 태종 무열왕은 품일장군을 사령관으로 이곳을 함락하라고 지시하였고 이 성을 36일간 총공격하였지만 이기지 못하고 백제군의 역습에 쫓기면서 간신히 퇴각하였다고 한다. 이에 문무왕은 당나라에 원병을 요청하여 당나라 장수 손인사가 사십만 대군을 이끌고 이곳에 도착하여 전투를 시작하였다. 대부분 패전의 원인이 그렇듯이 백제군 수뇌부의 불화와 풍왕의 연이은 졸전으로 인해 두릉윤성은 마지막에 이르게 되고 결국 함락되었다. 좌평 정무장군은 애마의 목을 쳐 성하에 묻고 자신도 자결하였다고 전해진다.
이곳으로 가는길에 논은 계단식 논인데 그 축성방식이 조금 독특하다. 마치 일본 대마도에서 봤던 담벼락을 쌓아놓았던 그런 느낌과 유사하다.
가는 길목마다 두릉윤성 가는길을 표시해 놓아서 찾는데 그다지 어렵지는 않다. 힘든 산행정도는 아니니 걸어갈만 한 수준이다.
20여분쯤 더 걸어올라갔을까. 갈래길이 나온다. 왼편은 두릉윤성으로 가는길이고 오른편은 약수터로 올라가는 길이다.
계봉산에 올라가서 보면 이곳의 성벽은 그다지 높지도 않고 산성의 둘레가 그다지 길지도 않다. 설명에 의하면 성의 둘레는 560m이고 동서와 남북의 너비는 130 ~140m, 높이가 4~5m, 남쪽벽의 길이는 200m로 가장 길고 동쪽 벽은 95m로 가장 짦다. 이곳이 백제의 중요한 산성이었다고 추정되는 것은 백제시대의 토기와 기와조각이 상당수 발견되었기 때문이다.
관리가 잘되고 있지는 않은 것 같다. 두릉산성이라는 표시가 없었다면 이곳에 돌이 좀 쌓여 있네라는 생각을 할 것 같다.
이런 역사적인 장소에 와보면 두 가지 생각이 든다. 역사적으로 의미가 있기에 예산을 들여 관리를 해야 되는 것이 맞는 것인지 아니면 세월은 흐름은 자연스러운 것이니 문명의 흔적이라도 서서히 잊혀지는 것이 맞는 것인가에 대한 판단이다. 후자의 경우가 맞다면 인위적인 훼손은 없어야 할 것이다.
이곳 말고도 충청남도는 산성이 많이 있다. 공주 이인산성, 양화산성, 신풍산성, 유성산성, 덕진산성, 부여 반월성, 청양 우산성, 보령 당산성, 아현산성, 아산 어라정산성, 예산 무한산성, 해미 성산성, 견성산성등 이름만 들어봤지 아직 못가본곳도 많다.
그들이 부흥군을 이끈 것은 백제를 다시 살리기 위해서였을 것이다. 마지막까지 희망이 있다고 생각했던 그들에게 마지막 보루였던 두릉윤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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