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를 보다(1000)/영화평(드라마)

노아 , 언론플레이에 제대로 속아 본 영화

어린왕자같은 식객 2014. 3. 21.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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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믿는 종교는 아니지만 노아를 모를리 없다.

인류 최고의 재난으로 유명해진 노아의 방주는 각종 영화에서 여러모습으로 등장한 적이 있다.
타락한 인간 세상에서 신의 계시를 받은 유일한 인물 ‘노아’(러셀 크로우).
그는 대홍수로부터 세상을 구할 수 있는 거대한 방주를 짓기 시작한다.

 

만약 성경에서 표현된 그런 장면을 기대했다면 실망할 수도 있다. 이 영화는 비기독교인들도 타겟으로 했기 때문에 판타지 성향이 강하다. 성경에서 표현된 세계관을 차용하기는 하되 아로노프스키 식대로 헐리우드 스타일로 그려냈다. 방주신화를 SF 판타지적인 비주얼로 그려내는 그만의 시각이 너무 돋보인다.

 

영화는 시대적인 배경을 충실히 보여주고 사건의 시작을 예고하면서 잔잔하게 그려지다가 중반부를 넘어서자 갑자기 폭팔적으로 진행된다. 신에게 버림받은 사람들의 죄악때문에 세계는 멸망의 나락으로 빠지게 되고 유일하게 구원받은 노아가 희망의 끈이 되어줄 것인가?

 

 

 

영화를 보고나서 신의 계시를 받았다는 노아가 정말로 신의 구원을 받은 것이라고 볼 수 있는지 궁금해졌다. 가족에 대한 사랑과 희망이 있었던 노아는 광적인 신도에 가까운 인간으로 변해간다. 밀폐된 공간에서 벌어지는 이들은 비극적인 가족관계로 치닫기 시작한다. 딱..여기까지이다. 중반을 넘어가자 제발 끝내주세요라는 말이 속에서 스물스물 기어올라오기 시작했다.

 

 

노아는 참 말하고 싶은 것이 많은 영화이다. 노아의 방주도 재해석하고 싶고 인간의 원죄도 이야기 하고 싶고 노아라는 사람이 신의 뜻때문에 버거워하는 모습과 함께 가족이라는 것에 대한 근본적인 물음을 하고 싶어한다. 여기에 일반 대중들에게 혹하기 위해 신화적인 존재를 등장시키고 고대의 인류에 대한 잔인성도 끄집어낸다. 너무 많은 것을 넣은데다가 종교적인 색채가 상당히 강한 영화이다. 진화론적인 발전이 아닌 철저히 창조주의 입장에서 영화를 끌고 나간다.

 

 

태초에 아담이 있었다면 그 아담에게도 자식이 있었다. 아버지에서 아들로 아들에서 손자로 그 뜻이 이어지는데 인류가 있었지만 어떤 인간들은 창조주에게 버림을 받았다. 결국 순혈주의로 돌아가게 되는데 못된 피를 담고 퍼져나간 자식들은 구원될 가치조차 없다고 말한다. 아담과 이브를 만들면서 선악과를 만들어서 이들을 시험에 들게하여 에덴의 동산에서 쫓아내는가 하면 자유의지로 살게끔 해주었지만 자유의지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노아의 방주를 만들어 노아의 가족을 제외하고 남은 인간들을 멸종시킨다.

 

 

꽤 균형적인 시각으로 그려진것 같지만 그것조차 신 앞에 놓여진 나약한 인간의지에 대한 시험일뿐이다. 자신의 가족을 위해서 모든 것을 할 수 있는 인간은 때로는 불의를 모른척하고 생각보다 잔인해질수도 있다. 노아 역시 자신의 가족을 지키기 위해 다른 인간의 생명도 빼앗았지만 정의라는 이름으로 치부되어버린다. 선택된자는 살인이라도 정의라는 이름으로 면죄부가 주어지는 것일까?

 

 

 

영화는 새로운 땅을 찾게 된다. 노아는 창조주의 바램에 못미쳤다고 생각하고 스스로 자책하면서 살아간다. 한참을 방황한 끝에 가족과의 화애 그리고 새로운 시대를 위한 희망찬 미래를 그리지만 그다지 희망차보이지 않는다. 영화를 선택함에 있어서 언론플레이에 잘 휘둘리지 않는 편인데 쩝..돈주고 볼만한 느낌은 아닌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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