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범, 공범이라고 써놓고 공감이라 읽는다.

딸바보라는 말은 딸가진 아빠에게 부여된 상징적인 이름이 되어버렸다. 세상에서 가장 사랑스러운 딸 그리고 그 딸이 바라보는 아빠의 모습을 담아낸 영화가 공범이다. 마치 공감이라고 써놓고 공범이라고 읽는듯한 느낌이 이 영화의 정확한 이미지같다.

 

가을 감성을 채워줄수 있을까? 이건 스릴러인가? 여러가지 의심을 가지고 영화를 봤는데 스릴러의 탈을 쓴 감성영화이다. 자신의 아버지가 했을지도 모르는 범죄에 대한 의심까지 하는 정의로운 여성 다은은 언론사에 취업을 준비하고 있다. 그녀의 아빠는 우리 소시민적인 삶을 살고 있는 정순만은 택배회사에서 힘들게 일하지만 딸만을 사랑하는 딸바보이다.

 

의심하기 시작하면 신뢰는 깨진다.

 

영화에서 나온 실제 범인의 목소리가 익숙하다고 느낀 그녀는 그 목소리의 어딘가에 아버지와 닮아 있다는것을 느끼게 된다. 김갑수의 눈빛 연기는 의심을 할만한 여러가지를 내포한 내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과거를 추적하기 시작한 딸인 다은은 입체적인 인물이지만 정순만은 어쩐지 단편적으로 그려지고 있다.

 

 

그녀에게 몰입되지 않는다.

 

공범에서 사용한 소재는 다른 영화에서도 많이 사용되었기 때문에 익숙한 느낌이다. 딸이 범인을 추적하는 과정 그리고 그것이 바로 자신을 사랑하는 아빠이다. 그러나 그녀에게 느끼는 감정은 관객과 다른것 같다. 그녀에게 완전히 몰입되지 못하기 때문에 영화는 그냥 겉도는 느낌이 든다.

 

 

아동유괴, 공소시효

 

이제 대다수의 국민들이 아동유괴를 통한 공소시효의 문제점을 알고 있다. 자신의 아빠를 의심하고 그를 추적하는 딸이라는 설정은 나름 신선했지만 그냥 진부한 스릴러가 되어 버렸다. 배우들의 연기는 괜찮았지만 연출력이 아쉽기만 하다.

 

 

공범과 공감사이

 

공감과 공범의 같은 점이라면 어떤 하나의 일에 대해 의도하던 의도하지 않았던간에 같은 감정을 느낄 수 있다는 점이다. 공소시효를 앞두고 경찰에게 사실을 말하지 못하는 그녀와 어쩔수 없는 일이였기에 공범으로 만들려는 그녀의 아빠의 갈등이 겉으로 잘 드러나지 않고 있다. 긴박감이라 반전은 이미 공개되어 있기 때문에 그다지 큰 재미는 못느끼게 된다.

 

 

천사같았던 아빠의 숨겨진 내면이 조금씩벗겨지는것을 보면서 그녀의 믿음은 점점 무너져 간다. 인간의 잘못된 욕망이 순수한 가족 드라마를 스릴러로 포장하기 시작했지만 장르가 불분명하게 느껴진다.엉성함과 어색함은 배우들의 연기만으로 극복이 잘 되고 있지 않다.

 

이 영화에 공감하는것은 자식을 생각하는 부모의 모습이다. 딸에게 의심받는다는 괴로움과 함께 간절함이 묻어나긴 하지만 그냥 불쌍한 아버지일뿐이다. 강한것 같으면서 약한 모습이면서 자식이 자신을 이해해주기를 바라는 이시대의 아버지상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