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합천에서는 대장경 천년 세계 문화 축전이 열리고 있다. 특히 이곳 근처의 홍류동 소리길은 나의 시조인 최치원이 말년을 보냈던 곳으로 아마도 오래된 흔적이 몸속으로 전해지는 느낌마저 받았던것 같다. 고려대장경은 만들어진지가 760년이나 지났지만 지금도 보존상태가 양호하다. 보통 벌목한 나무의 경우 오래 방치해야 숨이 죽는데 자연상태에서는 갈라지기가 쉽다. 특히 고려대장경이 기록된 이 나무는 뻘어 묻어두어서 만들어졌을것이라고 추정되는데 뻘에 묻어놓아야 갈라지지도 않고 결도 삭혀져서 판각하기에 좋은 목재가 되기 때문이다.
자..이제 소리길을 탐방해보기로 하자. 홍류동 계곡을 따라 걷는 소리길은 말그대로 소리를 들으면서 걷는길을 의미한다. 특히 물소리가 많이 나서 참 좋다.
이곳이 거의 시작점으로 가는곳마다 이렇게 옛 흔적을 시로 남겨놓았다. 대부분의 길이 평탄한편이면서 볼만한 곳이 이곳저곳에 있어서 지루하지 않게 걸어다닐 수 있다.
곳곳에 이렇게 한자로 새겨져 있는데 우리네가 하는 낙서와는 상당히 다른 느낌을 선사한다.
살짝 숨을 돌릴때가 되면 이런 부처의 모습을 만나볼 수 있기도 하다.
이곳 소리길에는 소나무, 노각나무, 떡갈나무, 떼죽나무, 줄참나무, 굴참나무등을 만나볼 수 있는데 우연히 이곳에서 많이 볼 수 있는 나무종류중 산벚나무와 굴참나무는 팔만대장경에 사용되었다고 하니 우연이 아닌듯 하다.
자 걷다가 피곤해지면 이곳에서 휴식도 취할 수 있다. 실제 산벚나무는 한국의 전역에서 고루 분포되는 흔한 수종이다. 고려인이 이 나무를 선택한것은 엄청난 양의 나무가 필요한 고려인들에게는 최선의 선택이였을 것이다.
누구는 이곳에서 유유자적한 삶을 노래했을것이지만 팔만대장경을 이길을 따라 운반했을것을 생각하면 만만치 않은 작업이었을것이라 추정된다.
맑은 물이 거대한 돌들 사이로 흘러내리는것을 보면 자연의 힘을 다시한번 느끼게 한다.
이곳은 멋지다라는 말이 절로 나올정도로 풍광이 좋은곳이 많다. 팔만대장경 경판 한장의 무게는 보통 3k정도로 8만장을 모두 합치면 250톤정도 되었을것이고 추정된다. 강으로 운반하다가 이곳에서는 육로로 운반하는 끝부분이었을것이지만 그시대의 누군가는 엄청난 고생을 했으리라 생각된다.
이곳 홍류동 소리길은 해인사에서 대장경 천년 세계 문화축전의 행사장 가야면 야천리 세계문화기록문화관까지 7km남짓한 거리를 걷는 과정이다.
맦느한 소나무들도 바위들도 흐르는 물의 힘에는 압도당하는 느낌마저 든다.
지나가다 보면 이런 다리를 여러번 만나게 된다. 조금 긴 다리도 있지만 짦은 다리들도 존재한다.
이곳이 바로 축전이 열리는 행사장이다. 솔직히 비용은 적지 않게 들었을것이라고 생각되지만 장기적인 플랜을 가지고 했다기보다는 즉시성있는 행사에 국한되버린것 같은 느낌이다. 본건물 한동을 제외하고 모두 가건물의 형태이며 흥미를 유발할만한 문화유산보다는 정신없는 시장분위기만 연출되는 아쉬움이 남는다.
평일이라 그런지 한가롭게 이곳저곳을 돌아다녀볼 수 있다. 나름 긴 소리길을 걸어온 덕분에 발에는 피로가 조금씩 쌓이기 시작하고 있다.
팔만대장경이라는것은 약 5천만자가 수록되어 있어서 인류의 발전에 문자가 얼마나 지대한 영향을 끼쳤는가를 알려주고 있다. 팔만대장경이 상당한 문화유산이라는것은 인정할만하나 최고니 최초니 하는 인쇄기술에 대해서는 오히려 반감만 남아 있다. 대중을 위해 인쇄기술을 활용한것이 아니라 지배계층만을 위한 느낌이 들기 때문이다. 그런기술이 있으면 무엇하는가 대다수의 백성을 위하지 않았으면 최초니 최고니 하는것 따위는 필요치 않다.
아마 이건물은 철거되지 않고 합천을 지킬듯 하다. 물론 이곳을 관리하는 사람들의 수도 훨신 줄어들겠지만 매년 행사를 열기 위해서 이곳의 넓은 부지는 활용될수도 있다. 그러나 앞으로 한국이 스태그플레이션이 심화된다면 행사를 열기위한 예산확보가 걸림돌이 될 수도 있다.
중국에서 전통적으로 내려오는 천극의 레퍼토리중 하나인 변검을 보여주고 있다. 이제는 일반적인 장면이 되어버린 변검은 한국의 지방공연에서도 심심치 않게 만나볼 수 있다.
소리길 끝에 만나는 대장경 천년 세계 문화 축전은 자연의 소리를 듣다가 만나는 한국의 문명의 흔적이다. 소리길만큼의 기대감을 가지고 방문하기 때문에 나름의 기대감이 클수도 있지만 현대인이 만든 축전의 기대감은 다소 떨어지는것이 사실이다. 물론 소리길, 해인사, 이 행사장까지 패키지로 묶여 있어서 아깝다라는것은 아니지만 적지 않았을 예산이 잘 활용되었으면 어떨까라는 생각을 해본다.
참고로 대장경 천년 세계 문화 축전은 해인사와 합천구, 창원시 일대에서 9월 23일 ~ 11월 6일까지 45일동안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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