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를 보다(1000)/영화평(액션)

'삼국지 명장관우' 인재란 잡는것이 아니라 얻는것이다.

어린왕자같은 식객 2011. 5. 18.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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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지에서 가장 유명한 인물이 유비, 관우, 장비, 제갈공명이라면 이중에서 지금까지 사당으로도 모시는 용맹함으로도 이름을 날리는 장군은 바로 관우이다. 견자단의 관우는 솔직히 잘 와닿지는 않는다. 견자단의 무술실력이나 퍼포먼스는 인정할만하나 관우가 상상적으로 연상되는 풍채나 이미지와 싱크로율은 떨어진다.

 

예전에 유덕화가 연기했었던 삼국지 명장 조자룡정도의 느낌을 기대하지는 않았다. 이 영화를 관전하는 시점은 견자단이 연기하는 관우에 초점을 맞추기 보다 이면에 조조의 인재를 끌어들이는 능력을 살펴보아야 한다. 조조는 사람을 잘 볼뿐만 아니라 사람을 잘 활용할지 아는 사람이였다. 좋은인재를 발견하면 적과 아군을 가리지 않고 맹목적으로 끌여 들인 사람이였다.

 

유비의 곁에는 쓸만한 장군이라고는 관우, 장비, 조자룡, 황충정도에 불과했지만 조조의 곁에는 하후돈, 하후연, 조홍, 조인, 장합, 서황, 장요, 허저, 이전, 전위 등 당시에 이름을 날리던 무장뿐만 아니라 사마의 , 곽가, 순욱 같은 전략가 참모가 있었다. 삼국지를 한번정도만 읽어본 사람이라면 조조라는 사람은 간신 혹은 교활함으로 기억하겠지만 실제 조조는 원칙을 지키는 사람이면서 사람에 대한 따뜻한 마음을 가진 리더였다.

 

조조의 인재 끌어들이기

 

삼국지 명장관우에서 조조는 끊임없이 관우를 대인배라고 하고 자신을 소인배라고 낮추면서 구애의 손길을 거두지 않는다. 조조는 매우 냉철한 사람으로 포위당해 죽을 위험에 처했을때 큰아들과 조카가 난전에 죽었지만 자신을 살리기 위해 장렬히 죽은 호위대장 전위를 위해 더 서럽게 통곡할정도로 인재를 아꼈다.

 

게다가 관우뿐만 아니라 장판파에서 조자룡은 유비의 가족을 구하기 위해 적진속에서 종횡무진하면서 위나라 장수들을 쓰러뜨리자 조조는 '조자룡을 붙잡아 내 장수로 쓸테니 절대 활을 쏘지 말고 붙잡아 오라'라고 말한다. 아마 이때 살아남을 수 있었던것은 활로 쏘지 않고 창과 칼로 싸운덕분일것이다. 이 방면으로 조자룡을 이길 장수는 찾아보기 힘들만큼 천하무적이라고 볼 수 있었다.

 

조조는 관우와 같은 늑대같은 실력을 가졌으나 양의 마음을 가진 장수를 좋아했다. 실제로 조조는 재주와 도덕을 두루 갖춘 사람을 우선 뽑았으며 그래도 없을경우 도덕보다는 재주를 갖춘 사람을 뽑았다. 관우가 가진 인품은 천하에서 인재를 구하겠다는 맹덕의 입장에서 볼때 최고의 인재였을지도 모른다.

 

실제로 작은 울타리를 만들어놓고 실패한 리더로서 원소를 꼽을 수 있다. 공손찬을 집어삼킨 원소는 자신의 피붙이들을 중요한 자리에 앉히기 시작했다. 큰아들 원담을 청주의 도독으로 둘째아들 원희를 유주의 태수로 외조카 고간을 병주의 태수에 삼았다. 이에 장수들은  실망하고 지략가들은 원소를 떠나 조조에게 의탁했으며 결국 원소 형제는 서로 다투다가 결국 멸망했다. 

 

사슴 한 마리가 거리로 나오면 수많은 사람들이 그 사슴을 잡으러 쫒지만 사슴이 한 사람에게 잡히면 결국 나머지 사람들은 사슴잡기를 포기한다.  관우의 용맹함은 원소의 수하로 유현덕의 마궁수로 있을때의 일화도 유명하다. 

 

원소가 말했다. '나의 상장 안량과 문추가 이 자리에 함께 하지 못한것이 안타깝구나. 두 사람중에 하나만 있었어도 내 어찌 화웅을 두려워할까'라고 말하자 단 아래에서 한 사람이 사서며 소리쳤다. '소장이 나서서 화웅의 목을 베어 군막 아래에 바치겠습니다!' 모두들 고개를 돌려 그를 바라보자. 공손찬이 말했다. '유현덕의 아우로, 관우라고 합니다.'  이 당시에 일개 궁수였지만 이를 강력추천해서 싸울수 있게 해준것이 바로 조조였다. 이에 화답하듯이 관우는 '술은 잠시 이대로 놓아두십시오. 화웅의 목을 베고 돌아와 마실겁니다'라는 일화는 유명하다.

 

이같은 인재 관우는 조조는 모든 수단과 방법을 총동원하여 관우를 얻고자 했다. 술이 채 식기도 전에 화웅의 목을 베어 돌아왔을때의 장거를 보고 조조는 그의 비범한 능력을 높이 평가했는데 관우의 항복을 받은것은 흔히 아는 세가지의 약조였다.  관우가 투항한 후에 영화에서 보듯이 그에게 관작을 봉하고 미녀를 하사했지만 관우는 떠나고자 했다.

 

직접 그를 환송하여 전포를 선물했는데 만약 조조가 관우를 순순히 놓아주지 않았다면 제 아무리 관우라 하더라도 다섯개의 관을 지나면서 여섯명의 장수를 베었을 지라도 조조의 곁을 떠날 수는 없었을것이다. 자신을 알아주었던 조조를 위해 화용도에서 군령장을 어기면서 까지 조조를 놓아주었다. 이때 조조를 놓아주지 않았다면 삼국지의 판도는 달라졌을지도 모른다.

 

 

조조는 이런 말을 남겼다. '사람은 겉모습만으로 알 수 없고, 바다는 그 깊이를 헤아릴 수 없다' 이 말은 지금까지도 그리고 앞으로도 의미있는 말이 될 것이다. 사람의 외모나 학력, 출신배경 등으로 사람을 판단하는 폐단은 지금까지 끊이지 않고 있다. 그렇기에 그릇이 되지 않는 수많은 기업의 CEO들은 결국 망하기도 하는데 뛰어난 현재나 인재들은 좋은 스펙따위가 없는 경우가 많다.

 

백락과 천리마의 이야기를 일화로 들려주면..

 

천리마를 가지고 싶었던 제왕은 백락에게 일을 맡겼다. 백락이 우선 하는일이 천하의 수많은 천리마의 뼈를 사모으기 시작한 것이다. 이에 제왕은 백락을 잡아서 문책했는데 천리마의 뼈가 아니라 천리마가 필요하다라고 물어보자 백락은 '천리마의 뼈조차 큰돈을 들여서 사모으는 것을 안다면 살아있는 천리마를 가진 사람이 알아서 이곳으로 찾아올겁니다' 실제로 천리마를 가진 사람들이 제왕에게 찾아왔다. 우리는 조조나 백락같은 사람이 부족한 시대에 살고 있다.

 

천리마가 의미있는 이유는 천리마를 구해온 백락이 있기 때문이다.

 

영화는 전쟁을 그리기보다 관우의 개인적인 고뇌와 조조의 인재 끌어들이기에 집중해서 그런지 삼국지가 가진 역동성은 부족하지 않았나 생각해본다. 물론 견자단의 개인적인 무술실력이 역동성을 보여주었지만 아쉽다는 느낌이다.

 

마음을 다스리는 자는 사람을 다스리지만, 힘을 다스리는 자는 남의 다스림을 받는다. 금융감독원과 저축은행의 사태를 보면서 다스림과 다스림을 받는자사이에 더러운 공존이 생기는 세상에 기억하기도 힘든 역사속의 삼국지의 영웅들만큼도 깨닫지 못한 현대인들의 아둔함을 보게 된다. 기업이 그리고 국가가 인재쓰기만 바로 하더라도 온갖 사교육과 학벌의 문제는 모두 해결할 수 있을텐데 이 시대의 관우를 알아보는 조조의 현명한 눈이 새삼스럽게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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