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우스 푸어라는 단어가 이제 익숙해질만큼 일반적인 의미가 되어버렸다. 언론이 앞서서 홍보해주고 건설사는 뒷돈을 대주며 상류층은 굿이나 보고 떡이나 먹는 최대 부동산 축제는 5년만에 그 화려한 막을 내리고 그 뒤에 남은것은 불나방처럼 빛을 쫒아 빚을 만들어온 서민들만 남았다는것이 하우스 푸어의 실상이다. 그럼 정부가 한 역할은 무었이냐고 묻는다면 그냥 방관자적인 입장을 취했다고 볼 수 있다. 경제성장율이라는 인질을 항상 누군가에게 잡혀서 사는 정부는 후분양제 같은 일부 해결책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손댈 생각도 못하고 있다.
정말 굉장한 축제였다. 월드컵이래봤자 온 국민이 즐기는 기간은 한달에 불과하지만 이번 부동산 축제는 5년동안이나 거의 전국민이 관심을 가지고 직접 참여도 하고 심리적인 압박속에 비싼 입장권(빚)을 내면서 참여하기를 주저하지 않았다. 그렇지 않아도 미국의 경제가 살아나지 않자 지금 미국은 마이너스 국채라는 선물을 준비하고 있다. 몇일전 -0.5%금리를 주는 물가연동채를 내놓았는데 100억달러 모집에 무려 250달러가 몰릴만큼 대단했다고 한다.
금리가 항상 3%대 이상을 유지했던 한국으로는 마이너스 금리라는것이 상당히 낯설을 텐데 즉 1,000만원을 맡기면 액면상으로는 1년지나서 995만원을 돌려주는 상품이다. 그럼 왜 이런것에 가입을 하냐고 묻는다면 그 이유는 물가연동이라는데에 있다. 미국의 물가는 현재 주택경기의 하락이라는 악재속에 거의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지만 주택이라는것을 제외하면 물가는 상당수준으로 올라가고 있다. 원자재가격도 올라가고 금도 올라가고 중국에서 수출하는 상품가격도 올라가는데 결국 1년지났을때 마이너스 금리로 이자를 받지만 원금에 물가라는것이 플러스가 되면 결국 이자를 받는것과 동일한 효과를 낸다.
책에서 주장하는것은?
하우스푸어라는 책은 많은 언론등에서 다루었기 때문에 상당수의 사람들이 어떤 내용을 담고 있는지 알고 있다. 각종 경제연구소들이 한국의 상황을 다르다라는것으로 국민들의 눈을 가리고 있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는것과 부동산 버블은 이제 터지기 직전이고 원금상환이 2012년부터 도래할 경우 추가 대출없이 첫해에 부동산을 처분해야 하는 부채 가구는 14.9%라 된다는것이다.
14.9%라는 수치가 별로 와닿지 않을수도 있다. 나머지 85.1%는 튼실하다는것 아니냐라는 반문을 하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수급불균형의 문제는 단 5%정도의 수요와 공급의 갭차이만 존재해도 그 파급효과는 엄청나다. 배추파동의 문제는 10~20%정도 배추가 시장에서 모자라서 문제가 발생한것이 아니라 5%내외의 수급불균형에서 나온 문제이다.
하우스푸어의 숫자는 정확하지는 않겠지만 책에서 정리한 데이터는 수도권에서 95만가구, 전국적으로는 198만가구에 이른다는것이다. 이들은 숫자는 적은 수준은 아니다. 이들은 탐욕스러운 자들이었을가? 흠 탐욕이라는것이 전혀 없다고는 볼 수 없지만 5년의 부동산 축제기간동안 각종 마약을 맞은 대다수의 국민들은 옳은 판단을 할 수 있었을까를 자문해 봐야 한다.
혹 어떤 부동산 관련 교수가 100분토론에서 나와서 소득대비 집값의 비중이 80년대의 부동산 광풍때의 수치를 비교하곤 하는데 교수의 자질이 의심스럽기까지 하다. 80년대 고성장하던 시대에 소득은 올해 상승하고 내년도 상승하고 2년뒤에도 끝없이 올라가던 때였다. 그럼 지금의 소득수준은 과연 어떤가? 그리고 소득의 성장속도는?
대기업이 SSM등에 목을 매는것이 미래에 대한 불확실과 유럽과 미국의 소비세대들의 위축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차세대 소비군들이 성장하기 까지 대략 10년정도가 걸릴것으로 보이는데 그전까지 살아남으려면 없는 마른수건도 짜야 되고 있는돈 설비투자 하지 말고 들어가면 안되는 골목상권까지 들어가야 한다. 결국 생존의 문제에 서민들은 대기업과의 실력싸움에서 밀린꼴이다.
88만원세대가 일반적인 직업군이 될 수 밖에 없는 20대와 어정쩡하게 하우스푸어로 전락한 70년대생들의 자화상이 현재 한국의 10년 미래이다. 미국이 앞으로 2조달러에 달하는 돈을 풀게 되면 2,200억이라는 돈이 시장에 풀리게 되겠지만 이돈은 결국 소득수준이 아닌 주식시장과 물가를 떠받치면서 적정 인플레이션을 지속적으로 유지하는데에 사용될것이다. 손에 쥐어지는 돈은 없는데 소득수준은 계속 낮아지고 내가 가진 돈의 가치는 하루가 다르게 떨어지는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한 박탈이 지속되겠지만 해결책은 내놓는 사람도 없고 정부도 뒷짐만 쥐고 있을것이다.
비싼집에 사는 가난한 사람들만의 문제로 비추어지는 하우스푸어는 지금 이시대를 살아가는 대다수 서민들의 슬픈 자화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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