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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엽문2' 한국도 이런 영웅이 필요하다

어린왕자같은 식객 2010. 5. 9.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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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 일본의 강점기 시절에 영웅으로 기억하는 사람은 누구인가?

아마 김두한이 아닐까? 과연 김두한이 생각을 가지고 그 시대에 억압받던 한국사람들을 대변했을까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물론 김을동씨가 본다면 별로 좋아할 글은 아닐듯 하다. 그렇지만 사실은 사실이다. 자기구역만을 지키고 건달로서의 삶이었을뿐 그이상 그이하도 아닌것이다.

 

꼭 영웅이 이시대에 필요한것은 아니다. 좀더 바른생각을 가지고 사람들을 이끌어줄 사람이 필요한것 뿐이다. 우리 사회는 영웅을 바라고 어디서나 1등을 한사람을 기다리고 있다. 1등은 영웅이라는 공식이 미국보다 유럽보다 한국에서는 더 현실적이고 더 사회적인 효력을 지니고 있다.

 

엽문2 영춘권의 대가

 

 글을 쓰고 있는 본인도 엽문을 본 어떤 선배에 의해 무차별적인 폭력에 시달린적이 있다. 엽문이라는 영화자체가 그만큼 매력적이면서 현실적인 무술을 다루고 있다는 것이다.

 

영춘권은 흔히 여성이 창시했다고 알려져 있다. 영춘권은 권법치고는 간략하면서도 위력적인 기술을 가졌으며, 근접한 상태로 다양한 상황에서 나오는 손 기술을 통해 상대의 공격을 무마시키고, 2차 공격 수단인 팔이나 손을 봉쇄하여 상대의 반격과 방어 가능성을 꺾는다.

 

그러고 나서 대응 수단이 없어진 상대 몸뚱아리에 곧바로 직권, 고권, 팔꿈치 등으로 강력한 공격을 퍼붓는 것이다. 이러한 과정이 순식간에 이루어지는 것이 특징으로 공방시 타격기만이 아닌 블로킹, 트래핑 등의 유술기가 적절히 연계되어 쓰인다.

 

엽문2는 엽문의 속편이나 다름이 없다. 일본의 강압기를 거쳐 영국에 지배당하는 홍콩에서의 엽문의 활약을 그리고 있는데 화려한 손기술과 상대방을 제압하는 능력은 불산뿐이 아닌 홍콩에서도 유효하다.

 

불산의 대표적인 인물이라면 곽원갑, 황비홍, 엽문을 들수 있을듯 하다. 이 세사람의 특징이라면 자신의 영달이나 허세를 위해 자신이 가진 유일한 능력인 무술을 사용하지 않았다는것이다.

 

광동의 불산에서 태어난 엽문(1893~1972)은 7세의 어린 나이에 무술을 시작하여 ‘영춘권’의 대가 ‘양벽’ 밑에서 실력을 키워나가 중국 전역에 명성을 떨쳤다. 그러던 중 1937년 중일전쟁이 발발하자 자국인들에게 ‘영춘권’을 가르치며 일본에 맞서 중국의 자존심을 지켰고, 해방 후 홍콩으로 건너가 영춘권의 붐을 주도하여 전통무술의 대중화에 앞장섰다.

 

 

 자신의 개발은 끝이 없다

 

 한국인에게 공부의 끝은 어디라고 물어본다면 바로 대학교 입학과 동시에 끝났다고 생각할것이다. 보통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대학을 꼽으라면 하버드를 꼽을텐데..하버드에서 성공한 한국인을 찾기는 쉽지 않다.

 

하버드를 들어가기까지 노력하다가 들어가고 나면 허탈해지는것이다. 미국의 대학은 들어가는것이 중요한것이 아니라 대학을 다니면서의 과정이 중요한것이다. 한국은 이에 반해 대학까지만 중요하고 대부분 그후에도 노력하는 사람은 드물다.

 

명문대학(자칭..명문)이라는 학벌이 노력하지 않아도 삶의 일정부분을 보장해주기 때문이다. 그러나 인간이라는 삶의 완성은 그 끝을 알수도 없고 완성했다고 하는 순간 다른 목표가 보인다.

 

엽문의 경우 끊임없는 자기 수련과 인격의 완성을 통해 삶을 성찰하려고 했다. 삶이라는것은 완성해가는것이지 기득권을 유지하는것이 아니다. 배우기를 멈출때 그때 자신의 인생이 성장하기를 포기한것이다.

때론 협상이라는것이 필요하다. 

 

엽문2에서 홍사부역을 맞은 홍금보는 홍콩에서 나름 무술계의 유지나 다름이 없었다. 1952년생의 홍금보는 벌써 환갑이 가까운 나이에 멋진 액션을 보여준 인물이다. 

 

홍사부는 홍콩에서 영국의 지배령에 있을때 무술계와 경찰 그리고 영국 군인과의 관계를 적절히 유지하는 인물로 등장한다. 

 

엽문의 입장으로서는 홍사부의 지역사회에서는 기득권이 보통 버거운것이 아닌것으로 영화속에서는 그려진다. 카리스마가 있는 인물 그렇지만 나름 정치를 할줄 아는 사람을로 그려지는데 그에 반해 영국의 담당자는 정치라는것은 없고 오로지 돈만 아는 사람으로 등장한다.

 

사람은 누구나 자존심이 있다. 돈이 많고 적음을 떠나 지휘가 높고 낮음을 떠나 학벌이 좋고 나쁨을 떠나 지켜야할 자존심이 있다. 홍사부는 영화에서 중국인의 무술이라는 자존심은 절대로 버리지 않는 인물이다. 죽음이라는것도 두려워하지 않는 이유는 자신의 존재가치이기 때문이다.

 

 자신이 최고일까?

 

무인 곽원갑이나 엽문2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바로 서양인과의 싸움이 클라이막스에서 등장한다는것이다. 지금은 일반화되었지만 이종격투기라는 자체는 불법적이면서 미국에서 일부 부유한 사람들의 스포츠였다.

 

많은 사람들이 최고이고 싶어하고 때론 최고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엽문2에서 복싱 챔피언 역시 자신이 최고라고 생각하고 살아가는 캐릭터이다.

 

다른 문화 혹은 다른 분야의 사람들을 인정하지 않으려는것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인간의 본성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세계에서 최고라는것은 없다. 영화속에서 엽문의 제자가 물어보는 무술 최강이 당신이라는 물음에 엽문 역시 세월이 지나가고 자신도 늙어가는데 어찌 최강이라고 할수 있겠느냐라고 반문한다.

 

작게는 자신부터 크게는 가족, 회사, 지역, 국가에 이르기까지 흥망성쇠가 있을 수 밖에 없다. 이를 거부하고 기득권을 유지하려고 할때 부패가 발생하고 정경유착이 생기는것이다. 흘러가는 물을 막아두면 썩을 수 밖에 없다. 흘러가는것은 그대로 흘러가야 한다.

 

 주변을 돌아보자

 

엽문에서 주청천은 엽문의 절친한 친구이면서 사업가적인 마인드를 가진 인물이지만 머리에 총을 맞고 나서 자신을 잃어버렸다.

 

세상은 똑똑한 사람들만 있는것도 아니고 잘사는 사람만 있는것도 아니다. 내 삶만 소중한것이 아니라 누군가 잊고 사는 사람들도 한번쯤은 뒤돌아봐주면 어떨까?

 

화려했던 명성을 뒤로하고 혹은 화려했던 삶을 뒤로 했을때 많은이들은 도움을 주었던 일들을 지워버리는 일에 익숙하다.

 

도움을 받을수도 혹은 도움을 청할수도 있다. 그러나 사회라는것은 다 같이 살아가는 삶이다.

 

결혼이라는것의 의미는

 

엽문에서 웅대림이 맡은 장영성은 말그대로 현모양처의 그모습 그대로이다. 부유했던 삶 혹은 가난한 삶속에서 엽문을 끝까지 보살펴주고 감싸 안아준다. 엽문의 남을 배려하는 자세는 아마도 부인의 든든한 지원에서 비롯된것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인생이라는것은 끝날때 알수가 있다는 말도 있듯이 결혼이라는것도 그 관계가 끝날때 그 중요성을 알지도 모른다. 많은 사람들이 결혼을 쉽게 생각하고 쉽게 사람을 만날뿐더라 쉽게 평가한다.

 

물론 엽문에서 엽문은 말그대로 지역유지였다. 좋은조건이었기에 상대적인 비교는 힘들지만 사람을 판단하는것은 직장, 조건, 배경이 아닌것이다. 그사람이 가지고 있는 가치관과 개척하려는 의지 그리고 됨됨이가 그 사람을 말해준다.

 

여자들이 나쁜남자에게 끌린다는것은 대부분 그 허세에 속기 때문이지만 인기있는 남성들을 보면 대부분의 남성들이 가지고 있지 않은 무언가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엽문2는 남성적인 영화이다. 여자가 창시했다는 영춘권을 남성이 보여주는것도 그렇지만 여성이 남성을 끝까지 따르는 모습을 보여주는것은 지극히 남성적인 세계관으로 바라보았기 때문이다.

 

출산할때까지도 남편에게 알리지 않았던 장영성의 모습은 이 시대의 모든 남성이 한여름밤의 꿈처럼 바라는 여성상일지도 모른다. 부부간에 어떤이가 더 나을수는 있다. 그 사람을 중심으로 운영하는것이 좋지 남성이니 여성이니 해서 그 기준을 가르는것은 적절치 않다.

 

저런 이쁘고 헌신적이고 배려잘하는 여성을 바라는가? 우선 자신이 배려할줄 아는 엽문이 되길 권한다. 차분하면서도 시대를 역행하려고 하지 않았던 엽문이 있었기에 장영성같은 캐릭터도 탄생한것이다.

 

 

 제자는 어떤 의미일까?

 

서울대나 유명 사립대학의 경우 대부분 제자들의 논문을 도용한 문제가지고 많은 이슈가 되고 있다. 제자를 길러내는것이 아니 자신의 영달을 위해 이용하고 있는것이다.

 

엽문2에서는 제자를 두지 않으며 무예는 수양이라 생각하여 도전자들의 도전만을 소극적으로 받아 들이던 영춘권의 최고수 엽문 (견자단). 그러나 무자비한 일본의 폭력 속에 불산에서 홍콩으로 넘어 온 엽문은 새로운 결심을 한다. 제자를 받아 들이며 더 많은 이들을 강하게 만드는 것은 물론, 홍콩과 중국 최고의 무예인이 되기 위한 도전을 하게 되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제자를 길러내는것은 쉽지 않다. 단순히 지식이나 기술을 가르치는것이 아니라 가치관을 닮아가기 때문이다. 제자를 가르친다는것의 의미를 잘 알려주었던 엽문은 이소룡의 스승으로 많이 알려져 있는데 유명해진 이소룡뿐만이 아니라 많은 이들을 가르치고 올바른 방향으로 인도했을것이다.

 

엽문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보통 그만의 실전형 화려한 액션때문일것이다. 중국식 마인드를 가지고 있는 엽문..장군의 아들만을 기억하는 한국에 비해 너무 부럽다. 김구를 조명하는것은 쉽지가 않다. 그다지 활동적이었다기보다는 뒤에서 전략적인 지휘를 하던 지도자였기에 영화의 소재로서는 적절하지 않을수도 있다.

 

한국은 안중근 의사같은 비극적인 인물에 더욱 열광하고 있다. 영웅은 꼭 비극적이어야 하는것이 아니다. 삶속에서 조용하게 세상을 변화하려고 했던 인물들 그게 바로 이 시대의 영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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