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의 맛집(1000)/지민食客(서울)

'구월산' 옛스런 맛과 전통을 찾아서 (식객 217)

어린왕자같은 식객 2010. 2. 6. 0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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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반도의 5대 명산중에 하나라는 구월산이라는 음식점의 이름이 처음 가보지만 낯설지가 않습니다.

 

오래간만에 서울에 맛집탐방을 나선터라 그것도 대학교 은사와 함께 한 발걸음입니다. 젊으셨을때 보았는데 벌써 지천명을 앞에 두고 계십니다. 세월이 이리 빨리 지나갔건만 교수님은 저보고 니가 그렇게 나이를 많이 먹었냐며 놀라십니다. ^^

 

구월산이라는 산은 황해남도에 위치해 있는데 보통 단군신화가 관련되어 있는곳입니다. 단군신화는 일제시대때 의도적으로 깍아내려진 우리네 역사입니다. 아시고 싶으신분들은 '고조선은 대륙의 지배자였다'라는 책을 한번 읽어보시는것도 좋을듯 합니다.

 

저런 의미있는 곳의 산이름을 음식점 이름으로 사용한것도 매우 반가운(?)일인듯 합니다. 이곳은 신촌의 맛집중 하나입니다. 순대와 족발로 이름난곳이죠.

 

순대와 족발 두가지 음식에 공통점이 무엇일까요? 바로 돼지고기죠. 돼지고기중 돼지머리는 흔히 웃는상으로 알려져서 마음을 더 풍요롭게 하기에 고사등을 지낼때도 많이 사용됩니다.

 

 이곳 구월산은 북적거리는 신촌의 중심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저 구조물 아래에 자리잡고 있습니다.

원래 이날은 여수 서대회집을 가려고 했는데 그곳이 사라지고 없더군요.

 

저녁을 매우 배부르게 먹고 이동을 한터라 맛집이지만 부담이 조금은 있습니다. ㅎㅎ..그렇지만 누가 그러던가요? 진짜 맛집은 배부르게 먹고 그래도 맛있으면 그곳이 맛집이라고 말입니다.

 구월산의 육수입니다. 진하게 보이는 뽀얀 국물이 먹음직해 보입니다. 돼지사골에서 제대로 우려낸듯 합니다.

 왕족발을 주문합니다. 커다랗게 떡 자리잡고 있는 족발때문에 입안에 침샘에서 마구 요동치는것을 느낄수 있습니다. 보통 족발좀 한다는 집은 모두 고유의 장국을 가지고 있습니다. 머 10년정도는 명함도 못내밀 정도죠.

 

이곳의 족발은 좀더 먹기 좋고 보기 좋게 잘 차려져 나온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그에 비해 식객 세번째로 썼던 '식객 세번째 돼지고기 열전 평안도 족발집'은 좀더 서민적이라는 느낌입니다.

 

입맛에는 호불호가 갈리겠지만 쫀득쫀득함에서는 평안도 족발집이 괜찮고 담백하고 수육에 가까운 느낌은 구월산이 괜찮아 보입니다.

 또 한분의 교수님 은사님은 아니지만 자주 뵈었던 분으로 털털함이 몸에 배이신 분입니다. 족발이란 말야 모름지기 이렇게 큼지막한것을 들고 뜯어줘야 제맛이지 라고 시범을 보여주시고 있습니다.

 

족발은 쫄깃한 껍질과 퍽퍽한 살코기가 어떻게 조화되느냐에 따라서 족발맛의 수준이 달라지는듯 합니다.

 이곳은 껍질이 약간 부족했던것이 아쉽지만 그래도 맛이 있습니다. 두툼한 껍질이 있는 족발을 입안에 넣고 씹으면 쫄기한 껍질이 그대로 탱탱한 느낌이 이에 전달되고 살코기와 껍질에서 흘러나오는 장국의 감칠맛은 족발매니아라면 잊어버릴 수 없는 맛입니다.

 

이곳은 나이드신분들보다 젊은이들의 모습이 훨씬 많이 눈에 띄입니다.

 

족발은 한국만의 음식일까요? 아니죠..중국에는 오향장족이라는 요리로 그리고 독일에도 족요리가 있고 북한의 황해도에도 족조림이 있습니다.

 

족발은 운동량이 많은 앞다리가 맛이 좋습니다. 특히 산후 젖이 잘 나오지 않는다면 족발을 푹 고아 하루 두세번 먹으면 효과가 있다고 합니다.

 이날 이곳의 순대모듬도 그냥 지나칠수가 없었습니다.

약간은 독특해 보이는 이곳의 순대는 제주도의 감초식당보다는 텁텁함이 덜하고 껍질의 연하고 고소함이 더 풍미를 더해줍니다.

 

순대는 지역마다 지역색이 있습니다. 구월산의 순대가 보기도 좋고 맛도 좋다면 강원도의 아바이순대, 창평의 순대, 천안의 병천순대, 용인의 백암순대, 그리고 제주순대 등등

 

구월산의 순대는 잡내가 전혀 없이 쫄깃하고 찰진것이 특징입니다. 소주가 술술 넘어가게 만드는 요술 음식입니다. 돼지의 각 부위를 깔끔하게 내어주는 모습이 이집의 정갈함을 한눈에 볼수 있게 합니다.

 이날 맛집을 같이 방문했던 교수님입니다. 지천명에 가까운 연세이신데 이제 하늘의 뜻을 아시게 되실것 같습니다. 그리고 오래간만에 처음(?) 인사를 한 후배입니다. 같은과 선후배라서 그런지 어색함 없이 맛난 음식을 같이 즐길수 있었던것 같습니다.

 긴 돼지 창자에다가 돼지고기, 돼지피, 야채, 곡류를 넣어서 잡종 음식을 만들어버린 순대의 매력은 좋아하는 사람은 잊지 못할겁니다. 한국의 이 좁은 땅덩이에서도 인터넷으로 상시 연결된 이세상 그리고 KTX를 타면 수시간안에 끝에서 끝까지 갈수 있는 2010년이지만 다양한 순대가 존재합니다.

 

돼지고기중 돼지피는 빈혈이나 어지럼증에 좋고 돼지간은 간염, 빈혈, 시력감퇴등등 좋은것을 열거하자면 끝이 없죠. 소시지보다더 더 영양도 많고 맛도 좋은 구월산의 순대는 좋은이들과 함께해서 더 좋았던것 같습니다.

 집에 왔더니 머리핀 장식을 만들어서 고객(?)들에게 선보인다는 지인이 맘의 작품을 찍어달라고 합니다. 보통 머리핀가게에서 만든것보다 훨씬 우아하고 고급스러워 보입니다. 지민이가 막 상품으로 둔갑한것처럼 보이는군요. 

 

후다닥 대전으로 내려왔지만 좋은 음식과 만남에 대한 기억은 남아 있습니다. ㅎㅎ

 

△ 상호 : 구월산

△ 메뉴 : 구월산 모듬 (40,000), 순족쌈 (33,000), 족보쌈 (33,000), 순보쌈 (33,000), 왕순대모듬 대/소 (20,000/17,000), 왕순대 대/소 (21,000/18,000), 왕족쌈 (32,000), 왕족발 (25,000), 왕보쌈 대/중/소 (32,000/26,000/20,000), 머릿고기 (17,000), 왕순대 술국 (10,000)

△ 예약문의 : 02-336-2069

△ 주소 : 서울 서대문구 창천동 30-5

△ 주차 : 이면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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