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를 보다(1000)/영화평(드라마)

'더로드' 판도라상자의 끝에 희망은 없다

어린왕자같은 식객 2010. 1. 13. 1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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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2012 개봉에서도 나왔지만 점차로 헐리우드에서도 재앙을 다루는것이 많아지고 있다. 특히 생존에 대한 이야기는 시대가 아무리 지나더라도 질리지 않는 이야기인듯 하다.

 

더로드라는 영화는 원래 책으로 유명한 스토리이다. 원작 자체가 그 깊이가 있는 스토리구조를 가지고 있어서 영화로 만들어진다면 어떤 모습을 가지고 있을까라는 생각을 하고 영화관을 찾아가 보았다.

 

 [생존 본능은 인간의 본질]

 

흔히 아프리카를 촬영하는 영상을 보면 누우떼들이 먹이를 찾아 초원을 가로 질러가는 모습을 볼 수가 있다. 특히 가뭄이 닥치면 많은 누우떼들이 이동하다가 죽기도 한다. 식량과잉시대에 살고 있는 현실은 잿더미로 변해가는 미래에 인간이 그런 현실에 처하게 된다. 

 

 이 영화에서의 주인공은 아버지 (비고 모텐슨)과 아들(코디 스미스 맥피)이 굶주림과 혹한을 피해 식량이 있는 남쪽 바닷가로 떠나는 여행을 그렸다.

 

우린 불을 운반하는 사람이야라는 대사에서는 꼭 제우스에게서 불을 훔쳐다가 인간에게 준 티탄족의 최고 책략가이면서 불의 신인 프로메테우스가 연상이 된다.

 

인간의 본질은 결국 동물일 뿐이다. 누군가에게서 뺏고 그걸 자기 재산으로 만들고 남들보다 잘살아야 되고 자기 자식은 잘되어야 된다. 이것이 자본주의라는 허울아래 잘 포장되어 있는것 뿐이다. 결국 재산이라는것이 생존이라는것으로 변질되면서 인간은 자기 종족을 죽여야 하는 동물의 본능으로 접근하게 된다.

 

이 영화에서는 괴물이 나오는것도 아니고 좀비가 인류의 위협이 되는것이 아니다. 인간이 인간에게 위협이 되는 현실적인 스토리를 다루고 있다.

 

멸망해가는 지구의 컬러는 Black & White이다. 마치 강원도 오지의 군대에서 총천연색을 보면 미치는 군인들처럼 과거회상을 제외하면 오로지 블랙톤이다. 식물같은것을 보지도 못하고 사람들은 대부분 누더기를 입고 산다. 주인공인 비고모텐슨도 군대에서나 입을 깔깔이가 외출의상이 되어버린다.

 

 [연기는 좋았으나]

 

전반적으로 책에서는 묵직하면서도 종교적인 느낌이 상당히 강한편이었다. 아버지 역할을 맡은 비고 모텐슨이야 반지의 제왕이후 괜찮은 배역을 못맡아서 그렇지 연기는 잘하는 배우이다.

 

그런데 아들역의 코디 스미스 맥피가 좀 무언가 부족한 느낌이 든다. 소설에서는 무언가 순백의 느낌을 가진 캐릭터로 그려지는데 영화에서는 그냥 폐허가 된 세상에서 연약하기만 한 그런 어린소년에 지나지 않는다.

 

개인적으로 소년보다는 소녀로 그렸으면 더 좋아을뻔 한 생각도 들지만 마지막 부분에서의 희망을 보여주기 보다 화장실에서 볼일보고 그냥 나온것 같은 느낌이 참 아쉽다는 생각이 든다.

 

그런데 반지의 제왕에서 왕 아라곤다운 면모를 보여준 비고모텐슨의 연기는 상당히 감동 깊었다. 아이를 가진 부모라면 특히 부성애의 진한 느낌을 그대로 전달받을 정도로 연기의 내공을 보여주었다. 한국의 파더..ㅡ.ㅡ..이런 영화랑 비교하기에는 너무나 비고 모텐슨의 연기는 훌륭했다는 생각이 든다. 

 

[아버지도 위대하다]

 

 흔히 부모의 애정을 이야기 할때 모성애를 많이 언급하곤 한다. 특히 한국사회에서는 아버지는 경쟁사회라는 전쟁터에서 소리없는 전쟁을 하면서 돈을 벌어다주는 존재 그리고 어머니는 그 끝을 알 수 없는 교육열로 자식을 무한 애정으로 보살피는 존재로 나타난다.

 

지구가 어떻게 될지 한국사회가 어떻게 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그냥 이렇게 살아왔으니 타성으로 앞으로도 잘 흘러갈것이다라고 막연한 안도감을 가지고 살아가는것이다.

 

소년이 말했던것처럼 '우리는 좋은 사람이죠?'라고 말할 수 있을까? 행복한 꿈만 꾸기를 바라는 현대인에게 무언의 메세지를 주는듯 하다.

 

'나쁜 꿈을 꾼다는 건 살아있다는 증거야..오히려 행복한 꿈을 꾸는 게 더 참담하단다..그 순간부터가 괴로움의 시작이라는 의미있는 비고모텐슨의 대사. 매일 매일 보이지 않는 전쟁을 치루고 아침에 눈이 떠지는것을 감사하게 생각해야 되는건가라는 생각도 든다.

 

영화에서 샤를리즈 테론의 역할이 작았던것이 참 아쉽지만 주는 메세지는 강렬하다. 샤를리즈 테론은 황폐한 세상에서 아이낳기를 두려워한다. 마치 한국의 현실같은 생각이 든다. 어떤 개그맨의 말처럼 1등만 기억하는 더러운 세상, 너도나도 집값을 끌어올려놓고 자식의 집걱정하는 세상, 선행학습이라는 이름으로 과도한 교육열에 힘든 세상이 아이낳기를 두려워하게 만들고 있다.

 

 그러나 아버지의 부성애일까? 혈육에 대한 애착일까? 결국 아이는 태어나고 샤를리즈 테론은 결국 종족에게 먹잇감이 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에 자신의 자존감을 지키기 위해 자살하고 남자는 아이를 데리고 생존의 대장정을 떠난다.

 

모든것은 부메랑이 될 수 있고 내 아이가 소중하면 다른 아이도 소중하고 내 살곳이 중요하면 다른 사람 살곳도 중요하다. 식량의 과잉으로 식량을 파묻고 불태우고 있지만 전세계인의 상당수가 굶주리고 있는 현시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큰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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