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찜통 더위속 활짝 핀 연꽃축제의 궁남지

어린왕자같은 식객 2016. 7. 13.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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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남지는 한반도에 최초로 만들어진 백제시대의 인공 연못이다. 사비궁의 남쪽에 있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인 궁남지는 삼국사기에 의하면 연못 가운데에 방장선산을 모방해 만들기 위해 20여리에 이르는 긴 수로를 통해 물을 끌어들인 곳이다. 수학여행의 1번지로 익숙한 경주의 안압지보다 40년 앞서 만들어진 못으로 자연과 어우러진 곳이다. 궁남지라고 불리기 이전에는 이 근처는 마밭이 많아서 마래방죽으로 불리기도 했는데 서동의 서여(薯蕷, 마)를 비롯한 산약과 산나물을 캐어 생활을 이어가던 소년의 무리를 지칭하던 보통명사이지만 후대에는 특정인물 무왕의 어린시절을 지칭하는 것처럼 바뀌었다. 




매년 여름에는 궁남지에 연꽃이 만개하는데 이때에 맞춰 부여군은 부여서동연꽃축제를 열고 있다. 올해는 8일부터 17일까지 10일간 열린다. 이번 부여서동연꽃축제의 주제는 '연꽃 빛과 향을 품다'로 10만 여평의 연꽃단지에서 펼쳐지는 연꽃 군무를 만나볼 수 있다. 



축제장 입구에는 연꽃을 찍은 사진전이 열리고 있는데 그 순간을 포착한 연꽃사진을 보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아진다. 부여서동연꽃축제에서는 다양한 컨셉으로 운영구간을 나뉘었는데 ▲순결존, ▲로맨틱존, ▲이궁존, ▲러브 테마존, ▲마터널 투사존, ▲설화존, ▲플라워정원, ▲연꽃투사존 등과 사람들이 모이는 공간에 소공연장을 만들어서 흥을 돋구고 있었다. 



찜통 같은 열기가 궁남지를 채우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수많은 사람들이 연꽃을 보러 발길을 했다. 전설이 사실이 아닐지라도 스토리가 있기에 사람들의 입에서 입으로 이야기가 전해져내려오고 서동과 선화의 사랑이야기가 아직도 남아 있을 것 같다는 기대감에 궁남지를 찾는 것일지도 모른다. 백제 무왕이 고향을 그리워하는 선화공주를 위해 만들어주었다는 궁남지는 로맨틱하기까지 하다. 



궁남지와 뗄레야 뗄 수 없는 서동과 선화의 이야기가 담겨 있는 서동설화에는 “선화공주님은(善花公主主隱) 남몰래 사귀어 두고(他密只嫁良置古) 서동방을(薯童房乙) 밤에 뭘 안고 가다(夜矣 夗[卯]乙抱遣去如).”라는 노래가 전해져온다. 특히 누구와 만나다라고 특정하지 않고 그 ‘무엇’의 실상을 끝까지 감추고 드러내지 않으면서 상상력을 배가 시켜준다. 사람마다 상상력을 더욱더 배가시키면서 반드시 무언가 있을꺼야라는 여운을 남긴다. 


궁남지에 심어져 있는 연꽃은 전국적으로 분포하는 다년생 초본의 수생식물이다. 물이 있는 곳에서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지만 이렇게 많은 연꽃을 볼 수 있는 곳은 많지는 않다. 여름에 자란 연잎을 말려 요리를 할때 사용하기도 하고 요리의 재료로 사용하는 연근은 다양한 효능이 있다고 알려져 있다. 



축제에서는 사람 키만큼 자란 연꽃사이로 카누를 타는 체험도 진행되고 있었다. 이 카누체험은 인기가 너무 좋아서 한번 타기 위해서 대기해야 되는 시간이 무려 1시간 가까이 되기도 한다. 엄청난 열기에도 불구하고 연꽃속으로 직접 들어가보기 위해 기다리고 있었다. 



아름다운 꽃을 보면 먼저 생각나는 것은 바로 꽃말이다 아름다운 것에 어떤 의미를 부여하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들의 바지런함이 연꽃에도 의미를 부여했다. 연꽃에는 10가지 의미가 부여되어 있다. 


이제염오 : 연꽃은 진흙탕에서 자라지만 진흙에 물들지 않으며 고고하게 자라서 아름답게 꽃피운다. 

불여악구 : 연꽃잎 위에는 오물이 머무를 수 없으며 물조차도 머무를 수 없다. 나쁜 것이 머무를 수 없는 것이 연꽃이다. 


이외에도 향기를 품는다는 계향충만, 본체청정, 면상희이, 유연불삽, 견자개길, 개부구족, 성숙청정, 생기유상이 연꽃을 상징하는 꽃말이다. 



연꽃이 화사하게 피어있는 곳을 배경으로 찍는 셀카만큼 매력적인 사진도 드물다. 궁남지연꽃축제가 다른 축제와 다른 것이 있다면 사진을 전문적으로 찍어주는 사진사들이 상당히 많다는 점이다. 화소수가 높은 스마트폰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그들에게 맡기는 이유는 궁남지에서의 추억을 더욱 아름답게 남기고 싶다는 마음 때문일 것이다. 



궁남지에 많이 심어져 있는 연꽃외에 물가에 많이 심어져 있는 나무는 버드나무로 뜨거운 햇살을 조금이라도 피할 수 있도록 나무가지를 내려 그늘을 만들어주고 있었다.  



축제장에서 빠지지 않는 것이 공연으로 개막첫날에는 개막축하공연으로 김완선, 홍진경이 참석해 연꽃축제를 축하했으며 축제가 진행되는 동안 서동요 전국 창작동요 부르기 대회, 대포제 시조창 공연, 백제기악 미마지 탈춤극 공연, 한국무용 연꽃에 담다, 서동연향밴드 페스티벌등이 열린다.



홍련과 백련이 주변에 만개한 가운데 서동과 선화공주의 사랑이 이어졌을 것 같은 궁남지 포룡정에 수많은 사람들이 올라가 아름다운 풍광에 심취해 있었다. 



궁남지 연꽃축제에는 다양한 체험행사도 진행되고 있는데 그중에 사람들에게 인기가 있는 '사랑의 소원 풍등 날리기'를 비롯하여 연꽃 스탬프 투어, 궁남지 연꽃 우드아트 만들기, 서동선화 도자기 인형만들기등을 17일까지 직접 해볼 수 있으니 관심있는 사람들은 홈페이지(http://lotusfestival.kr/)를 들어가보면 확인할 수 있다. 



2015년 부여는 백제역사유적지구 세계유산으로 등재되었고 올해로 1주년이 되었다. 부여군은 백제역사유적지구 1주년을 맞은 올해 백제 왕실연못에서 열린 연꽃축제와 더불어 제62회 백제문화제의 분위기를 한층 올리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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