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품체험단 및 삶이야기/책에 대한 생각

서울대에서는 누가A+을 받는가, 가르치는 것에 대한 심각한 고민

어린왕자같은 식객 2014. 10. 30.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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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생 1100명을 심층조사한 교육 탐사 프로그램이라는 이 책은  기존에 내가 느꼈던 한국의 교육문제의 고질점을 다시 되새기게 해준 내용이 담겨 있다. 처음에는 서울대 학생들중 좋은 성적을 받는 학생의 문제점과 이들이 과연 사회적인 리더로서 자질을 가지고 있는지 심화된 교육의 문제점을 짚고 시작하지만 결국 한국의 미래는 서울대 학생들에게 달려 있다고 끝을 맺는다.

 

필요없는 것을 배우는 한국 학생들

 

한국의 교육열은 전세계에서도 인정할만큼 상당한 수준이다. 그러나 우리는 굳이 배울필요도 없는 것을 배우지 않나 생각해 보아야 할때가 왔다. 책에서도 언급했듯이 미국인들의 상당수는 계산기 없이는 자신이 구매한 것을 정확하게 계산하지 못할정도로 숫자에 약할때가 많다. 그러나 한국사람들은 초.중.고.대학교에 이르기까지 수학과 영어 배우기에 올인한다. 과연 수학과 영어를 굳이 그렇게 배워야 할 필요가 있을까? 연구나 특정 업무분야에 일할 사람을 제외하고 사회에서 필요가 있는 사람은 거의 없다.

 

우리가 영어, 수학을 죽어라 배우는 이유는 단지 다른 사람과 다름이 아닌 틀림을 증명하기 위함이다.

 

미국, 영국, 싱가폴등의 서울대보다 우수하게 평가받는 대학의 학생들 역시 상당히 많은 공부량을 소화하고 있지만 하고 싶은 것 필요한 것만 배우고 산다. 그렇기에 학생들의 만족도도 상당히 높다. 이쯤되면 한국의 대학중 최고의 지성이라는 서울대학의 만족도도 높은지 궁금해진다. 일단 적고 보는 노트 필기, 교수의 말을 고스란히 적는 노트 필기가 대학교육의 본질인지 모르겠다.

 

 

교육이란 당신이 학교에서 배운 것을 다 잊고 남은 그 무엇이다. - 알버트 아인슈타인

 

서울대뿐만이 아니라 복습은 꼭(대학에 따라 조금 다르겠지만) 하면서 예습은 안 한다. 즉 생각하는 것을 좋아하는 학생들이 드물다는 것이다. 누가 주입식으로 넣어주는것에는 익숙하지만 스스로 생각해서 질문을 하고 창의적으로 시도하려고 하지 않는다.

 

책의 주된 내용은 교육에 대한 것이기도 하지만 한국사회가 본질적으로 안고 있는 시스템적인 문제이기도 하다. 조나센 교수는 이론을 적용하고 응용한 상태가 아닌 그냥 이론으로만 가르치는 것은 시간 낭비라고 말하고 한다. 한국 최고라는 서울대조차 비판적 창의적 사고력을 제대로 기르지 못하고 있는 현실일까?

 

저자가 조사해온 결과에 따르면 서울대 최우등생들은 스스로 머리가 좋다거나 능력이 있다고 믿는 경우가 거의 없고 지독하게 자신을 통제하며 성실하게 노력하는 이유는 어떤 누구보다 탁월함을 인정할만한 자신을 발견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가장 최우등생들이 원하는 탁월함은 허리를 찌르는 통찰력, 반짝반짝하는 창의력, 날카로운 비판력을 의미한다.

 

만약 로마인들이 라틴어를 배워야만 했다면 그들은 세계를 정복할 시간이 없었을 것이다. - 하인이리 하이네

 

 

 

 

문제가 있다면 모두 뒤집어야 한다.

이 사회는 기득권이 만들어놓은 질서가 있다. 그 질서속에 들어오면 안정적인 수입과 노후가 보장되고 그렇지 않으면 험난한 길이 기다리고 있다고 할때 후자를 선택할 사람은 많지 않다.

 

죽은 말 Dead horse

 

장면 1 : 학교 건물 앞에서 어떤 신사가 말 위에 올라타 있다. 학교 울타리 한쪽 뒤에서는 한 꼬마가 이 장면을 엿보고 있다.

장면 2 : 신사가 타고 있던 말이 갑자기 주저앉는다. 죽었는지 눈을 뜨지 못한다.

장면 3 : 한 사람이 "말이 일어나지 않으니 좀 더 큰 채찍이 필요할까요?"라며 채찍을 가지고 온다. 말은 여전히 눈을 못 뜬다.

장면 4 : 다른 사람이 "말이 좋아하는 먹이인 당근을 가져왔어요"라며 말에게 당근을 먹이려 한다.말은 꼼짝도 하지 않는다.

장면 5 : 도 다른 사람이 "성공적으로 말을 일으켜 세운 다른 학교들을 방문해서 벤치마킹 하는 것이 어떨까요?"라고 제안한다. 말은 여전히 엎드려 있다.

장면 6 : 또 다른 사람이 "좀 더 경험 많은 기수를 데려옵시다"라고 한다. 말은 변화가 없다.

장면 7 : 또 다른 사람이 "죽은 말을 어떻게 일으킬지 연구할 위원회를 소집합시다"라고 한다. 말은 전혀 움직이지 않는다.

장면 8 : 또 다른 사람이 "제 생각에는 죽은 말을 어떻게 타는지 표준  가이드라인을 만들어야 할 것 같아요"라고 한다. 말의 눈은 계속 감겨 있다.

장면 9 : 또 다른 사람이 "말의 평판을 평가하는 것이 어떨까요?"라고 한다. 말은 그대로이다.

장면 10 : 또 다른 사람이 "컨소시엄을 구성하여 공동으로 대응하도록 합시다"라고 한다. 말은 변화 없이 똑같은 자세다.

장면 11 ; 또 다른 사람이 "면밀한 조사 결과, 말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진단 결과가 나왔습니다"라고 한다. 말은 그대로 굳어 있다.

장면 12 : 또 다른 사람이 "근본적인 문제는 이렇게 말이 일어나지 못하도록 만든 어릴 때이ㅡ 영양부실이에요"라면서 과거를 문제 삼는다. 말은 전혀 반응이 없다.

장면 13 : 또 다른 사람이 "이 문제는 사실 예산 부족 때문입니다. 여기에 보다 더 많은 예산을 투입합시다"라고 하면서 돈가방을 들고 온다. 말은 요지부동이다.

장면 14 : 또 다른 사람이 "말이 제대로 일어나지 못하는 것은 말을 모는 기수의 역량이 모자라서입니다. 기수들의 역량 평가를 시행합시다"라고 하면서 평가 서류 더미를 들고 온다. 말은 깨어날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장면 15 : 또 다른 사람이 "제 생각에 이 말에게는 정부 차원의 보조가 절실합니다. 필요하면 국제 공조도 요청할 수 있어요"라고 하면서 정부지원금을 양손 가득 들고 온다. 말은 조금의 움직임도 없다.

장면 16 : 그때 처음부터 이 장면을 울타리 뒤에서 엿보고 있던 꼬마가 "저는 어떻게 해야 할지 알아요! 말을 탔는데 그 말이 죽었으면 그냥 내리면 되잖아요! 그리고 다른 새로운 탈것을 구하면 되잖아요!"라고 소리친다.

장면 17 : 마침내 신사는 죽은 말에서 내려 자동차에 새로 올라탄다.

장면 18 : 죽은 말은 관에 넣어져 장례식이 치러진다.

바보들은 철학을 어리석다고 생각하고, 과학은 미신이라고 생각하고, 예술은 현학이라고 생각하고, 대학을 교육이라 생각한다. - 버나드 쇼

교육의 주요 목표는 다른 세대가 했던 것을 그대로 반복할 수 있는 인간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것을 할 수 있는 인간을 창조하는 것이어야 한다. - 장 피아제

 

 

 

책은 말하는 교육, 창의력, 비판력, 수용적 사고력, 비판적 사고력, 미시간의 교육, 동양과 서양교육의 차이, 지식소비자, 지식생산자, 홍콩, 하버드대의 교육등 많은 것을 간접경험 해보게 해준다. 교육이 중요한 이유는 이후 사회에서 주축을 담당할 인재들이 교육과정을 거쳐 배출되기 때문이다. 교육자체가 애초부터 잘못되었다면 우리 사회가 변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학교에서 배우는 것은 이제 시작일뿐이지만 모두 학교에서 배운것이 전부라고 생각한다. 부모도 싫어하고 가르치는 교사도 싫어하고 심지어 대학교수조차 새롭게 배우고 도전하는 것을 싫어하는데 어떻게 교육이 바뀌겠는가. 나 역시 대학다닐때 대부분의 교수들조차 1년전, 2,3,4,5년전에 가르쳤던 것을 토씨하나 바꾸지 않고 가르치는 사람이 대부분이였던 것을 생각하면 우리 시대의 지성을 길러낸다는 대학이 올바른 가르치기를 하고 있는지 생각해 볼일이다.

 

매일매일을 얼마나 수확했는가로 판단하지 마라. 얼마나 씨를 뿌렸는지로 판단하라. - 로버트 스티븐슨

맬해주면 난 잊을 것이고, 가르쳐주면 난 기억할 것이고, 참여하게 해주면 해주면 난 배울 것이다. - 벤자민 프랭클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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