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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보성의 의리 열풍, 씁쓸한 한국의 자화상

어린왕자같은 식객 2014. 5. 27.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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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보성이 출연한 영화중에서 그나마 흥행한 영화는 투캅스뿐이 기억이 나지 않는다. 이후에 몇몇 영화에도 출연했지만 매번 똑같은 연기 똑같은 모습을 보여주면서 관객의 관심속에서 멀어져만 갔다. 잊혀져간 김보성의 흔적을 볼 수 있었던 것은 각종 프랜차이즈의 얼굴마담으로 활약하는 그의 모습뿐이 없었다. 개인적으로 활동하는 것이 있어서 그 장소에 가면 김보성을 여러번 본 기억이 난다. 사람들 대부분 사인받지 않아서 씁쓸해보이는 그의 모습에서 대중에게 잊혀져간 배우의 이면을 볼 수 있었다.

 

10년을 넘게 잊혀져간 그가 다시 스크린에 등장한 것은 2013년 3월 B급영화축에도 끼이지 못할 영웅 셀러맨더의 비밀이라는 영화를 통해서였다. 아주 오래전부터 방송에 나와 의리를 외쳤던 그 진부함을 그대로 밀고 나왔다. 그의 '의리' 이미지가 이미 소비됐던 것이라는 것은 대부분의 대중들이 알고 있었고 누구도 관심 가지지 않으면서 조용히 스크린에서 내려갔다.

 

그가 끊임없이 외치는 의리가 지금에 와서야 주목받는 이유는 무엇일까? 지금의 한국사회가 신뢰, 의리 이런 것을 찾아볼 수 없기 때문이다. 세월호 사고로 알수 있듯이 아무도 약속도 책임도 지지 않는다. 끊임없이 일관된 모습으로 의리를 외치는 그의 모습에서 누리꾼들은 속칭 '의리 드립'의 소비자로 전면에 나서기 시작한 것이다.

 

 

그가 외치던 의리인기는 tvn 코미디 빅리그의 이국주가 패러디해서도 아니고 그의 캐릭터가 신선하던가 색다른데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다. 현재 에이핑크와 김보성이 출연한 광고는 김보성의 유행어인 의리를 내세운 콘셉트를 가지고 나왔다. 마초이미지가 아직도 강한 김보성의 의리는 일부에게는 불편한 모습이었다.

 

그러나 믿을 것 하나 없는 한국의 현실에서 순수해(?)보이기까지한 김보성의 의리타령은 재해석되면서 국민들 마음속에 자그마한 기쁨을 주었다. 20년 가까이 그가 외친 의리는 한국이 신뢰사회라고 믿는 국민들에게 그냥 식상한 소리에 불과했지만 시간이 갈수록 선진국의 초입에서 갈길을 잃어버린 한국의 자화상을 대변한다.

 

우선 꾸준하게 의리라는 컨셉을 밀고 나가다가 결국 빛을 본 김보성의 뚝심에 박수를 보낸다. 만약 한국사회가 세월호 같은 온갖 사건사고에 휘말리지 않고 2008년 경제위기에 이어 2012년 한국을 강타한 세계경제의 위축같은 일들만 없었다면 조용히 초야에 묻혀서 살았을 것이다. 정치인이 정직하고 확인되지 않은 정보를 가지고 살짝 데이터를 바꾸어서 마치 정치를 잘하는 것처럼 기만하지만 않았다면 한국사회는 의리를 외치지 않았다.

 

김보성의 연기가 천편일률적이고 송승헌, 장동건, 원빈같은 빼어난 외모를 가진것도 아니기 때문에 스크린에서 비중있는 조연을 연기하는 모습을 보기 힘들지 모른다.

 

이제는 영화인도 아닌 예능인도 아닌 김보성이라는 캐릭터에서 의리를 찾는 한국사회가 서글프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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