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품체험단 및 삶이야기/일상다반사

배추값 파동은 왜곡된 돈의 욕망

어린왕자같은 식객 2010. 10. 22.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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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추값 광풍이 한차례 휩쓸고 지나간것이 먼 과거처럼 느껴지는데 불과 2~3주전의 일이었다. 한포기에 15,000원까지 급등했던 미친 가격을 한국사람들은 앉아서 구경할 수 밖에 없었다. 과연 매스 미디어에서는 어떤 역할을 하고 있나라는 의구심마저 든다. 마치 국민들이 걱정되는듯 방송을 했지만 그냥 현실을 더 확대해주고 많은이들에게 이슈로 만들어준 그 이상 그이하도 아니었던것 같다. 과거 80년대 말의 배추파동때와 형태도 같고 신문에서 나오는 형태도 똑같다. 유통구조의 문제와 기상악화등을 언급할뿐 대책도 없고 방향성도 없다.

 

과연 이나라에서 농림수산식품부,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업관측센터의 수많은 공무원들과 조중동을 위시한 대형 언론 및 MBC, KBS, SBS등의 공중파 방송이 하는 역할이 무엇인가를 다시한번 생각해주는 일이 2010년 10월에 벌어진 것이다.

 

지민이의 식객이라는 블로그를 운영하다보니 배추, 무, 파등을 볼때도 그냥 건성건성 보게 되지 않는다. 다른사람과 똑같은 시각으로 바라보는것이라면 문제점을 발견하기도 쉽지 않을듯 하다.

 배추란 어떤 존재인가?

 

좌측의 지민이 사진은 벌써 2년하고 11개월쯤 전의 모습이다. 이날 온가족이 모여서 김장하는날이라서 지민이도 발길을 했었다.

 

배추는 김치의 재료로 김치는 개성을 버무려서 조화를 탄생시키는 음식이라고 하는데 김장에 쓰이는 재료들도 다 제각기 성격이 있어서 톡톡튀지만 김치라는 이름 밑에 모여서 조화의 맛을 탄생시킨다. 원재료인 배추와 무를 포함해서 고춧가루(태양초), 파, 마늘(국산), 생강, 새우젓(육젓), 까나리젓, 생강이 하나로 어울러져서 환상이면서 오미라고 하는 맛을 내는 한국인이 자랑할만한 맛이다.

 

배추가 재배하고 출하하기까지 시간적인 텀이 있기 때문에 약간의 부족량으로 가격을 왜곡시킬수 있는 가격에 비탄력적인 제품이다. 즉 배추를 대신할것이라고는 무우정도가 유일한데 김장을 담글때 무우가 들어가지 않는것도 아니고 배추가 뛰는데 약간의 대체제 성격을 가진 무의 가격이 그대로 있을 수도 없다.

 

그럼 높으신 양반이 추천해주신 양배추가 배추를 대신할 수 있겠는가? 군대 갔다온 사람이라면 알겠지만 비싼 배추값 때문에 양배추 김치를 한번이라도 접해본 사람이라면 전혀 양념도 베이지 않고 김치의 고유의 맛과 숨쉬는 한국의 맛을 느낄수 없다는것을 알고 있을것이다. 이건 대체제가 아니라 쌀을 주식으로 밥을 먹는사람에게 보리밥도 먹고 살수 있으니 보리밥만 먹으라는 꼴이다.

 

 

한국인들의 배추 VS 중국인들의 배추

 

한국인들 덕분에 중국인들까지 들썩이는 배추파동의 여파를 느끼게 되었다. 중국인들의 신선식품은 솔직히 좋은 제품은 찾아보기가 힘들다. 물론 저가격을 유지하길 바라는 한국 유통업자의 농간도 한 몫을 할테지만 중국배추로 김장을 해보면 물이 생기고 오랫동안 보존하기 힘들게 만드는 그 품질에 잠시 돈의 유혹에 입맛을 팔았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한국에서 재배한 배추들은 배추는 김장할때 중간정도의 크기로 묵직하고 단단하면서 아래 흰부분에 탄력이 있어서 품질이 좋은 배추가 많다. 그러나 중국에서 수입된 배추들은 속이 탄탄하지 않고 배송기간등의 문제로 보통 시장에서 겉잎을 떼어낸 배추가 있는데 대부분 수확한지 오래돼서 겉잎이 시들었기때문에 떼어낸거라서 이걸로 김치를 담그면 질기고 맛이 없다.

 

지민이가 들고 있는 외할아버지표 배추는 조선조 후기 농서에 등장하는 것으로 봐서 우리나라는 배추를 먹기 시작한것이 그리 오래 되지는 않았을것으로 보이지만 벌써 수백년이 흘렀다.

 

문제는 관세까지 면제해주면서 들여온 중국산 배추는 그 나름대로 가격이 떨어진 지금에 품질대비 가격경쟁력이 떨어지고 한국에서 재배한 배추는 중국산 배추로 인하여 가격대가 형성이 잘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정부에서 언발에 오줌누기 식으로 뒷처리를 하는 지금 골탕먹는것은 국민과 산지 생산 농민뿐이 없는듯 하다. 불과 8월 중순부터 예측이 되기 시작한 배추의 수급불균형을 어떻게 한달도 넘게 지나서 파악한다는 말인가? 그 많은 머리의 공무원들은 귀를 닫고 눈을 감고 살아온것인가? 9월초에 이마트나 홈플러스등에서 발빠르게 수급불균형에 대한 문제를 파악하고 수량확보에 나설때도 공무원들은 낮잠을 자고 있었다.

 

제철과일, 채소, 우리땅에서 자라난 농산물이 우리몸에 좋은것은 우리몸에 적합하게 진화해왔을뿐더러 오랜 시간 조상의 지혜가 묻어 있기 때문이다. 가격이 조금 저렴함으로 정부의 잘못을 무마하려는것을 보면서 아직 선진국의 대열에는 갈길이 먼다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유통업자의 문제

 

한국은 매우 복잡한 유통단계를 거쳐 농산물이 유통이 된다. 물론 농협이 자신의 역할을 안하고 돈놀이에 치중하면서 농민의 삶이 팍팍해진것도 있다고 볼 수 있다.

 

생산자 ->현지 수집상 -> 농산물 경매 -> 중도매업자 -> 소매업자 -> 소비자까지 이어지는데 이것만으로 봐서는 나름 시스템이 갖추어져 있는것처럼 보이지만 충분히 단계를 줄일 여지가 있다.

 

즉 비용에 추가가 되지 않아도 될부분이 너무 많다는것이다. 생산자에서 현지수집상으로 가면서 인건비와 이윤, 농수산물시장에 하역되는 인건비, 농산물 경매에서 붙여지는 각종 수수료,  중도매업자 이윤과 다시 인건비는 추가되고 여기서 다시 소매업자의 이윤과 인건비가 추가되면 소비자까지 오는데 이번 배추파동에서 무려 최고 30배에 가까운 뻥튀기가 되는것이다. 500원짜리가 15,000원이 되는데 기가 막힐 노릇이다.

 

단순히 어떤 유통업자가 매점매석을 했다고 보기에 많은 이해관계자가 얽혀있는것이다. 물론 이 과정에서 더 많은 이득을 본 집단들이 존재하겠지만 단순히 그것만으로 이번 문제를 해석하기가 힘들다. 한국에서 배추를 원료로한 김치는 일정량이 소모되도록 되어 있다. 즉 식당이나 대형마트등의 수요가 정해져 있기 때문에 조금의 수급불균형이 폭락과 폭등을 가져오는 구조로 되어 있다. 여기에 일반 소비자는 의도치 않게 손해를 보게 되어 있는데 소비자로 갈 수 있는 채널이 다단계 유통업자를 거쳐야 갈수 있기 때문에 적절한 가격대가 아닌 폭락과 폭등을 번갈아 경험하게 된다.

 

 선진국인 일본의 사례는?

 

일본같은 경우 한국과 똑같은 이상 기후의 영향을 받은 나라이지만 한국처럼 떠들석하게 배추파동을 겪지 않았다. 일방적인 유통구조에서 벗어나 소비자에게 가는 채널이 다양하기 때문이다. 즉 특정 조직이나 단체의 수급량이 아닌 실제 소비자의 수급 예측이 가능한 유통구조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직거래가 활성화되어 있기 때문에 소비자에게 농산물을 보여줄 수 있는 채널이 한국처럼 대형 농수산물시장에 국한되어 있지 않고 생산업자에게는 적절한 이윤을 보장해주고 소비자에게는 저렴한 농산물을 공급해줄 수 있는 구조이다.

 

한국처럼 하는것 없이 단순히 유통만 시켜주는 일로 먹고 사는 사람의 비율이 현저하게 낮다는것이 이번 배추파동을 빗겨나간 일본의 시스템이다.

 

생산업자에게 돌아가는 비율로만 봐도 평상시 한국은 30%가 채 안되는데 비해 일본은 매출에서 70%가 넘는다. 어떤 시스템이고 처음에 도입될때는 혁신적이었고 좋은 시스템이지만 지속적인 수정을 하지 않으면 그 시스템은 반드시 부패할 수 밖에 없다. 중도매인들의 폐해를 막고자 농수산물 시장에 도입했던 경매제도는 이제 손을 봐야 할때가 왔다.

 

사회가 변하면서 그에 맞춰 시스템이 바뀌어야 하지만 바뀌지 않을때 그 시스템에서 기생하는 많은 사람들이 폭리를 취할 수 있게 되어 있다. 수많은 지방의 농협의 하나로 마트의 역할은 무엇인가? 기껏해야 쌀이나 판매하고 있고 일반 공산품이나 유통에만 집중하고 있는것은 아닌가? 그나마 조합원으로 등록이 되어서 질좋은 농산물을 구입할 수 있는 생협의 조합원은 사정이 나은편이다.

 

일부 직거래로 괴산등지의 절임배추의 구입도 좋은 방법이지만 그 수나 채널이 한계적이라서 현재의 근본적인 문제의 해결책이 되지는 않고 있다. 많은 해결방법이 있지만 단순히 유통구조나 업자의 이윤제한만 한다고 해서 이 일이 해결되지는 않는다. 국가가 가지고 있는 시스템과 각종 이해관계를 종합적으로 조율해야 한다.

 

우선 전국에 생협매장을 갑자기 오픈할 수 있는것도 아니고 현재 농협이 보유하고 있는 하나로 마트에서의 지방별 직거래의 유도도 괜찮은 방법이다. 거기에 전국 5대 농수산물 시장에서 단순히 경매제로 운영되고 있는 시스템을 단순화 시킬필요성이 있다. 예시로 가락동 농수산물 시장에서 대전 오정동 농수산물 시장으로 역으로 내려오는 일도 허다하다고 한다. 단순히 6% 경매수수료 + 6% 경매수수료 + 가락동 하역 노임  + 오정동 하역노임 + 중도매인 이윤 만 보더라도 얼마나 많은 비용이 덧붙여지는 알 수 있다.  

 

김치는 솔직하다.

 

배추도 중요하지만 양념..이게 제대로 되어야 한다. 이날 사용한 파는 살균, 살충효과가 있는데 굵은 파는 줄기가 싱싱한것 가는 파는 입이 �F고 싱싱한것을 골라서 쓸어야 한다. 특히 모두 뿌리쪽에 흰 부분이 많고 굵기가 고르며 윤기가 있는것이 좋은것은 왠만한 주부들도 알고 있을것이다.

 

즉 손맛과 좋은 재료를 사용한 김치의 맛은 정말 솔직하게 우리에게 보답한다.

 

그러나 왜곡된 돈의 욕망을 가지고 단순히 숟가락을 하나 더 얹어놓으려는 일부 사람들이 정직한 김치의 좋은 이미지를 깎아내리려고 하고 있다. 배추는 유통업자들이 농간질하고 시스템으로 이윤을 보장하는 대상이 아니다. 배추를 재배하는 많은 농민에게 생활을 보장할 수 있는 이윤이 보장되고 소비자에게는 적당한 가격에 질좋은 배추로 만든 김치를 먹을 수 있는 권리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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