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라도 즐거운 여행길 '나는 혼자 스페인을 걷고 싶다'

과거 무적함대라고 불리며 전 세계에 엄청난 영향력을 행사하던 스페인은 지금 과거의 영광만 남겨둔 채 가볼만한 관광지로 기억되고 있다. 필자는 여행을 좋아하기 때문에 여행에 대한 책도 많이 읽는 편이다. 그중에서 가장 많이 책으로 읽어본 나라는 바로 스페인이다. 아직까지 스페인에 한 번도 가본 적은 없지만 책은 10권쯤 읽은 듯하다. 

여행을 혼자 떠나는 것은 생각보다 쉽지는 않다. 정말 여행을 좋아하는 것이 아니라 그냥 누군가와 어울려 즐기고 싶다는 생각이 더 강하기 때문이다. 나는 혼자 스페인을 걷고 싶다는 저자 오노 미유키는 먹고 마시고 걷는 36일간의 자유라는 콘셉트로 스페인을 걷다 온 사람이다. 

제1장 더 이상은 무리라고 느꼈을 때, 난 그곳으로 향했다

제2장 스페인 순례의 모든 것!

책은 자신이 걸어온 길을 36일로 나누어서 매일매일 겪은 일을 써 내려갔다. 그리고 후반부에는 스페인으로 가기 위한 가이드라인이나 상식을 정리해놓았다. 그녀가 간 길은 생장피드포르, 론세스바예스, 수 비리, 팜플로나, 푸엔테 라 에이나, 로그로뇨, 비야 프랑카 몬테스 데 오카 등 마을 단위 여행이 대부분이다. 필자는 여행을 갈 때 어려운 길부터 가는 편이다. 여행길을 선택하는 것을 보면 그 사람의 성향을 알 수 있다. 우선 어려운 것을 피하고 보는 사람과 쉬운 길을 먼저 선택하고 나중에 포기하는 사람 등...

"출발하자마다 바로 나를 기다리고 있던 건 표고 약 1,400m의 피레네 산맥이었다. 눈을 가리고 싶어 질 만큼 깎아지른 산길이 깊은 숲 속으로 이어져 있었다. 갑자기 닥친 최고의 난관, 길은 두 갈래가 있다. 곧장 나아가 가장 높은 지점인 레포 델을 넘는 경사가 급한 산길과, 완만하게 산을 우회하는 초보자를 위한 길, 어느 쪽을 고를지는 체력과 정신력이 결정한다." p 029

사람들과 어울려 단체여행을 하다 보면 심리적으로는 안정감이 들지만 자신만의 여행은 하지 못한다. 즉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어떤 패턴인지 그런 걸 알 수 있는 방법이 없다. 남이 좋다고 하면 자신도 좋은 것이고 다른 사람이 사진 찍는 포인트에 줄을 서듯이 기다려서 자신도 사진을 찍는다. 그리고 갔다 와서 그 사진을 어딘가에 걸어놓고 자신도 그곳을 갔다 왔다는 인증을 누구에게 하고 싶어 한다. 

여행은 다른 누 구간의 페이스가 아닌 자신만이 아니 당신만의 길을 걷는 것이다. 

책의 저자는 스페인의 마지막 도보여행을 끝낼 때쯤 지인이 물어보았다고 한다. 

What is life?

.

.

.

당신이 생각하는 인생이란 무엇일까. 저자는 Life is writing이라고 대답한다. 

어디론가의 여행은 종점이 아니다. 다시 시작하기 위한 과정일 뿐이다. 스페인중 카미노 데 산티아고로 떠나야 하는 매력 중 7가지를 꼽으면 아래와 같다.

- 숙박비가 거의 들지 않는다! (하루에 5~10유로 전후-> 유로화의 화폐가치가 엄청 떨어진 요즘 하루에 10,000원도 안 되는 비용으로 묵을 수 있다는 말이다.) 

- 밥이 맛있고 저렴하다! (하루에 10 유로면 충분)

- 전 세계 사람들의 다양한 인생관을 접할 수 있다

- 최적의 다이어트 코스! 날씬하고 건강한 몸으로 탈바꿈한다

- 세계유산으로 가득한 축복받은 길!

- 어학 실력이 쑥쑥!

- 나 자신과 대화하는 소중한 시간을 가질 수 있다

저자는 스페인을 다녀왔기에 스페인이 매력적이라고 충분히 어필을 했다. 

필자 같은 경우 책의 끝부분에 언급된 맛의 길에서 등장한 음식들이 기억에 남는다. 미식가의 마을에서 접한 리오하 와인, 벌꿀을 듬뿍 뿌린 염소 치즈, 신선한 자비에 요리, 부르고스의 모르시야, 팜플로나의 핀초스, 갈리시아 지방 일품 수프, 칼도 가예고, 메 리데의 문어 요리 풀포, 카스티야 이 레온 주의 소파 데아호까지..언젠가는 먹으러 떠나겠지. 

올여름 성수기가 지나면 어딘가로 떠나고 싶다. 그곳이 어디가 될지 모르겠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