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증은 '순정만화', '바보'등으로 이름이 알려진 만화작가 강풀의 원작을 바탕으로 만든 영화이다. 개인적으로 초기의 일상다반사외에 그다지 공감이 가지 않은 강풀의 작품은 조금은 비현실적인 내용들이 많은편이다. 어떻게 보면 따뜻해보일수도 있고 어떻게 보면 가슴아픈 멜로를 담은것 같지만 현실과 격리된 느낌이 강하다.
통증 역시 지고지순한 순애보적인 사랑을 하는 통증을 느끼지 않은 남자주인공 '남순'과 매우 통증에 감각적인 여자주인공 '동현'의 비현실적인 밝음이 어우러진 영화이다. 서울의 도심 한복판에서 벌어지는 이 멜로는 리얼한 공감을 불러일으킨다고 하지만 매우 희박한 스토리구성중 하나라고 보여진다.
통증은 어떠한 것인가?
적어도 강풀이라는 작가가 통증이라는 것에 대해 의학적으로 깊은 이해가 있었다면 아니 상식수준의 이해가 있더라도 통증의 남순같은 캐릭터의 탄생이 쉽지 않았을것이다. 통증이라는것은 인간에게 있어서 없어서는 안될 감각중 하나이다. 어린 시절 자동차 사고로 가족을 잃은 죄책감과 그 사고로 인한 후천적인 후유증으로 통증을 느낄 수 없게 된 남자라는 컨셉은 생존에 상당히 심각한 문제를 일으키게 한다. 그냥 무미건조한 삶정도가 아니라 하루하루의 생활이 목숨을 위협하는 일의 반복이 된다. 단순히 사랑을 느끼게 되는것의 문제가 아니라 뜨거운 국물 뜨거운 물로 인한 샤워, 고름, 자그마한 몸의 문제가 생명을 위협하는 일이 아무렇지 않게 발생한다.
영화는 비극적인 부분과 알싸한 통증을 선사하기 위해 남순을 밑바닥 인생으로 몰아넣지만 결국 자신의 생명을 위협할 수도 있는 무모함으로 긴박함을 만들기 위한 만들어진 스토리이다. 물론 이 시대에 지고지순한 사랑을 주고 있는 남순과 선천적인 몸의 문제로 인해 다른사람과 쉽게 어울리지 못하는 동현과의 서로의 아픔을 어루어만진다.
조건 따지지 않는 사랑
영화의 주인공 두사람은 비현실적이면서 또한 어디선가 있을 따뜻한 사랑을 보여주고 있다. 누군가는 이런 스토리를 기대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드라마틱해보이는 악역이 등장하지는 않는 대신에 가진것 없이 모자란 두사람의 사랑을 그리고 있지만 또 다른 안타까움이 묻어 나온다. 관객들은 저들의 인생을 보면서 나도 저렇게 살고 싶다라고 생각하지는 않을것이다. 사회에서 인정받고 어느정도의 궤도에 올라서기를 바란다. 과연 통증의 사랑이 아름답게만 보일까? 아니면 저런 모습이 남아있다는것에 안도감을 느끼는 것일까?
조금은 마이너했던 통증
무통증으로 일관하면서 무표정으로 시종일관 돌아다니는 남순은 처음 연민에 빠지게 된다. 그것도 매우 우직스럽다. 우직스러운 그남자가 하는 사랑은 그다지 달콤하지는 않지만 진심이 느껴지고 이를 바라보는 동현역시 그가 흘리는 피와 상처에 또 마음 아파한다. 아마 여성들은 그것하나로만 감성에 젖을지도 모른다.
이 영화에서는 그다지 연기력에서는 메이저로 대접받지 못하는 권상우와 정려원이 등장해서 연기궁합을 보여주고 있다. 혀 짦은 목소리로 말죽거리 잔혹사의 또다른 버전같은 권상우와 나름 연기를 하는것 같지만 비슷한 스타일의 연기를 보여주는 정려원의 등장은 딱히 기대감을 주어진것 같지는 않다.
올가을은 얼마나 감성에 젖게 될지 모르지만 많은 사람들이 세상의 약자들이 보여주는 사랑에 동감할지도 모른다. 맞아서 목숨을 버는 약자들의 세상과 최저생활비까지 국민들에게 전가하는 세상은 무언가 닮아있는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