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덕화, 오천련 주연의 천장지구는 1990년에 개봉하여 중국영화 흥행의 정점을 찍은 영화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성냥개비를 물어가면서 총질만 해대던 주윤발 영화에서 마초영화이지만 나름 감성을 담으면서 여성관객까지 흡입한 영화가 바로 천장지구였다.
일명 알차라고 불리는 오토바이를 유행시키고 청자켓까지 유행시킨 유덕화는 이후 제2의 전성기가 오기까지 이때가 아마 정점을 찍은것이 아닐까란 생각을 해보게 된다. 짙은 눈썹에다 부리부리한 눈의 유덕화는 근래 들어 묵직한 분위기가 풍기지만 이때까지만 해도 그냥 평범한 정도의 건달 느낌이 강한 배우였다.
내남자는 나로 인해 만들어진다.
폭력적이면서 터프한 행동으로 여성을 외면하지만 결국 그런 무뚝뚝한 남자가 여성을 만나서 순정적인 남자로 변신하는것은 모든 여성이 꿈꾸는(?) 이상적인 남자의 모습이 아닌가? 다른사람에게는 거칠지만 자신에게만은 부드러운 남자는 매력적인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신데렐라 스토리 or 온달왕자 스토리
아마 한국드라마에서 기억상실과 출생의 비밀이 없다면 드라마를 쓰기가 아주 힘들어질것이다. 천장지구는 온달왕자 스토리라고 봐도 무방하다. 오천련이 연기하는 죠죠의 집안은 잘살고 아화는 그냥 거리의 건달일뿐이다. 이루어지기가 아주 희박한 이들의 조합이나 다름이 없다.
이 스토리 뒤로 영화의 매력을 더하는것은 음악이다. 비욘드의 미증후회, 회색궤적,원봉영의 천약유정은 천장지구와 너무 매칭이 잘되는 음악이다.
스톡홀름 증후군으로 사랑에?
아화는 길거리 건달로 살면서 때론 도둑질도 하던 인물이다. 보석상을 털다가 아화는 길거리에서 죠죠를 인질로 잡고 탈출하게 된다. 처음에는 호기심을 느끼지 않았지만 설정상으로 몇번 구해주면서 결국 스톡홀름 증후군으로 인해 아화를 사랑하게 된듯한 느낌이다.
아화는 일부러 죠죠를 자신의 여자를 만들려는 요량이였던지 아니면 의도하지 않은 행동이였는지는 모르지만 위험하면서도 재미있는 일에 끌어들이고 아무렇게나 한 행동인데 무척이나 낭만적으로 보이는 액션들을 취한다. 한마디로 지랄같은 남자지만 매력적이다..머 이정도로 이해하면 될듯 하다.
운명은 죽음으로 이끌고
아마 천장지구의 아화는 정말 나쁜남자의 전형이라고 봐야 할것 같다. 길거리의 그 험난한 경주에서 죠죠를 위험한 상황에 빠지게 하면서 잊지 못할 추억(?)과 함께 아련한 어릴때의 아픈추억을 드러내보이면서 모성애를 자극한다.
흔하디 흔한 조직 2인자 1인자 몰아내기 사건만 없었다면 숨어서 잘 살수 있었겠지만 그러면 어떻게 영화가 되겠는가? 그놈의 의리때문에 아화는 1인자를 위해 싸움을 하게 되고 마침 머리를 다치게 된다.
멋지게 쇼윈도우를 깨고 흰색의 예복까지 입은 이들 둘은 정말 잘 어울리는 한쌍처럼 보였다. 게다가 죠죠가 눈치챌까봐 소리없이 시동을 켜지 않고 내려오면서 시동을 거는 장면은 이영화의 백미중 하나이다.
이때도 칼스버그가 유행이였던 모양이다. 옥상 난간에서 혼자 맥주를 마시는 아화의 손에는 칼스버그가 들려 있고 어머니의 기일에는 홀로 불태우면서 기리고있다. 불나방처럼 살아가는것이 그 시대의 로망이였을지도 모르고 지금은 그 영광을 잃어버린 홍콩의 그림자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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